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선별 수주 '수싸움'
2026-04-21 14:49:01 2026-04-22 09:03:1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이 ‘양보다 질’ 중심으로 재편되며 경쟁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이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지에만 집중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 정비사업 시장은 전면전보다 ‘선택적 경쟁’ 구도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규모는 약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시장 규모와 달리 실제 입찰 현장은 경쟁이 제한적입니다. 강남 재건축 핵심지인 압구정3구역과 목동6단지는 모두 단독 응찰로 유찰되며, 사실상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반복 유찰 시 단독 입찰 업체와 계약이 가능한 구조를 고려하면, 건설사들이 의도적으로 경쟁을 피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배경은 비용과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정비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인데요. 설계안 마련, 금융 조건 제시, 조합원 대상 홍보 등에 수십 억 원이 투입되지만 수주에 실패할 경우 비용은 그대로 손실로 남습니다. 여기에 미분양 증가와 미수금 확대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은 한층 커진 상황입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이미 확보한 압구정2구역 시공권을 기반으로 인접한 3구역과 5구역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동일 권역 내 연속된 사업지를 확보해 브랜드타운을 조성하고, 공사 효율과 상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4구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GS건설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에 역량을 집중하며 대형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대우건설도 전략 변화에 동참했습니다. 일부 민간투자 인프라 사업에서 철수하고,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과 공공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입니다.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회수 기간이 긴 사업을 줄이는 대신, 분양성과 사업성이 검증된 지역에 집중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주요 사업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성수, 여의도 등 대형 사업지뿐 아니라 목동 재건축 시장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납니다. 다수 단지가 동시에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모든 구역에 참여하기보다 경쟁 가능성이 높고 상징성이 큰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현재 복수 건설사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곳도 목동4·7·8·11단지 등 일부에 그치며, 나머지 단지는 단독 입찰이나 제한적 경쟁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리와 공사비,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수주 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사업지마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특정 건설사가 오래 공들인 곳이면 다른 곳은 굳이 들어가지 않고 경쟁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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