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정부가 구글이 신청한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허가하기로 했습니다. 2007년과 2016년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반출 요청을 불허했지만, 이번에는 영상 보안처리와 좌표 표시 제한 등 세부 보완사항을 요구하고 이행 조건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국토교통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기관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에서 구글이 신청한 1대 5000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구글 지도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석 구글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이 정밀 지도 국외 반출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다. (사진=뉴시스)
협의체는 "지난해 11월11일 구글 측에 국가안보와 관련한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서버 및 사후관리 등 기술적 세부사항 보완을 요청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 5일 구글이 제출한 보완신청서를 검토·심의해 허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협의체가 구글 측에 제시한 준수 조건은 △영상 보안처리 △좌표표시 제한 △국내 서버 활용 △사후 수정 △보안 사고 대응 등입니다.
세부 내용에 따르면, 구글은 구글 맵스·구글 어스 등 글로벌 서비스에서 우리나라 영토에 대한 위성·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경우 관계법령 등에 따른 영상 보안처리해야 합니다. 과거 시계열영상과 스트리트 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시설을 가림 처리해야 하며, 같은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 제거·노출 제한도 의무화했습니다.
또 구글은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데이터를 가공하고, 간행 심사 등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해야 합니다. 내비게이션과 길찾기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기본 바탕지도 및 도로 등 교통네트워크에 한정)만 제한적으로 반출 가능하며, 등고선 등 안보적 위험이 있는 데이터는 반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군사·보안시설이 추가 혹은 변경될 경우, 구글은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제휴기업에 수정을 요청해야 하며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수정하는 절차를 관리할 방침입니다.
협의체는 국내법률이 적용되는 국내 제휴기업을 거쳐 제한된 정보를 반출하는 체계를 구축, 이를 통해 사후관리 통제권이 확보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데이터 국외 반출 전 정부와 협의를 거치는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가 운영되며 국가안보와 관련해 임박한 위해나 구체적 위협이 있는 경우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레드버튼' 구현도 의무화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지도 전담관이 국내에 상주해 정부와 상시 소통할 계획입니다.
협의체는 위 조건들이 불이행될 경우 데이터 반출 허가를 중단·회수하도록 하여 조건 이행을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협의체는 "이번 반출 결정으로 외국인 관광 증진,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적·기술적 파급효과와 함께 국내 공간정보산업 등에 대한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정부에 '공간정보산업 육성 및 지원방안' 수립을 권고하고, 구글 측에도 국내 공간정보산업과 인공지능(AI) 등 연관 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상생 방안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습니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은 "뛰어난 기술 리더십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에서 구글 지도의 역량을 선보일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결정은 중요한 진전이며 구글은 구체적인 서비스 구현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정부 및 국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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