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민배당금 배경에 '역대급 법인세'
반도체 호황에 법인세 '껑충'…역대급 초과 세수 예상
올해 법인세 101.3조 예상…정부 예상보다 더 걷힐 듯
막대한 초과 세수 활용법 화두…사회적 공론화 필요
2026-05-13 16:53:54 2026-05-13 17:07:2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쏘아 올린 인공지능(AI) 시대 이른바 '국민배당금' 화두가 정치권과 경제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AI 시대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호황이 가져올 역대급 초과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게 김 실장이 던진 화두의 핵심입니다. 김 실장이 국민배당금을 언급한 배경에는 법인세를 중심으로 한 초과 세수가 있습니다. 올해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과 맞물리면서 법인세 등은 정부 예상보다 더 많이 걷힐 것으로 보여 역대급 초과 세수가 예상됩니다. 국민배당금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분명한 것은 그간 논쟁적이었던 초과 세수 활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기업 '깜짝 실적'에…올해 법인세 20조 더 걷힐 듯
 
13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등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예상되는 올해 초과 세수는 25조2000억원입니다. 앞서 기획처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며 이 같은 규모의 초과 세수를 세입예산에 반영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이 이어지면서 초과 세수는 훨씬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올해 전체 초과 세수 규모가 50조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초과 세수를 이끄는 핵심 세목은 법인세입니다. 앞서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6% 늘어난 57조원, SK하이닉스는 406% 증가한 38조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모두 역대급 실적으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합산액이 5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기업의 내년 합산 영업이익은 70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통상 그해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하지만 상반기 실적으로 8월에 중간예납이 이뤄집니다. 때문에 올해 법인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더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됩니다. 앞서 정부는 올해 본예산에서 법인세가 86조5474조원 걷힐 것으로 추계했다가 지난달 추경에서 101조3000억원으로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깜짝 실적이 이어지면서 정부 예상보다 적어도 20조원은 더 걷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과거 반도체 호황기 때 흐름을 보면, 지난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으로 58조원을 벌어들이고, 이듬해 약 10조원을 법인세로 냈습니다. 통상 중간예납으로 인해 그해 세수에는 상반기 실적만 반영되고 나머지는 이듬해로 이연됩니다. 이 같은 구조로 추산해 보면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7년도 법인세만 120조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초과 세수 활용법' 논쟁 반복…'근본적 고민' 필요할 때 
 
문제는 이러한 막대한 초과 세수를 어떻게 쓸 것이냐는 점입니다. 김 실장의 던진 화두 역시 이 같은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일단 초과 세수 활용처는 법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세계잉여금이 늘어나게 되는데, 국가재정법 제90조는 세계잉여금을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 국채 상환, 공적자금 상환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초과 세수 활용을 두고선 수많은 논쟁이 반복돼 왔습니다. 그간 초과 세수는 추경 재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추경에서도 25조2000억원의 초과 세수 중 1조원만 국채 상환에 활용됐고, 나머진 다양한 사업 예산으로 편성됐습니다. 김 실장도 "과거처럼 초과 세수가 발생할 때마다 원칙 없이 단기 사업에 소진하거나 관행적으로 지방교부세 등으로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국가 차원의 전략적 활용 원칙을 세울 것인가"라고 꼬집으며 초과 세수의 활용법을 진지하게 묻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은 그간 논쟁적이었던 초과 세수 활용법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야권의 '반기업 정책'이라는 주장과 부딪히며 연일 논란이 뜨겁습니다. 업계에서는 김 실장이 사례로 언급한 노르웨이 국부펀드 모델을 문제 삼으며 반대 목소리가 큽니다. 그는 "노르웨이는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해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가 자원인 석유 수익과 민간기업이 수십 년간 연구 개발과 투자를 통해 축적한 반도체 이익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AI 국민배당금으로 던져진 초과 세수 활용법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가운데)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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