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지금이야 첨예한 대립의 현장으로 변했지만, ‘탄핵’ 하면 떠오르는 헌법재판소 앞은 늘 고즈넉한 산책로였습니다. 안국역에서 나와 북촌으로 올라가는 길은 경복궁 가는 길과도 맞닿아 있어 봄가을이면 서울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한 동네입니다.
헌법재판소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15(재동 83)입니다. 동네 이름은 재동입니다. 평범한 동네 이름 같지만, 피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역사의 기록을 안고 있습니다. 종로문화원에 따르면 재동은 '잿골'을 한자로 옮긴 데서 유래됐습니다. 옛 사람들은 잿골이라고 불렀던 겁니다.
지명은 세조(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서 비롯됐습니다. 세조가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일으킨 ‘쿠데타’인 계유정난 때 참살당한 사람들이 흘린 피가 내를 이루고 피비린내가 진동해 사람들이 집 안에 있는 초목회, 즉, 재를 모두 가지고 나와 피를 덮었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동네는 온통 회(재)로 덮였고, 이후 잿골, 회동으로 불렀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의 '재'를 한자에 맞춰 재동으로 바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