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 늘린 네이버, R&D는 '긴축'
지난해 7개 스타트업에 투자한 네이버
R&D는 매출액 대비 17.3% 그쳐…AI 투자 효율화
대외 리스크 휩싸인 카카오, 내부 역량에 집중
2025-03-21 16:40:13 2025-03-21 16:40:1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네이버(NAVER(035420))가 지난해 기술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반면 연구개발(R&D) 투자는 긴축 기조를 보였습니다. 투자 효율화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입니다. 반면 카카오(035720)는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대외 투자는 축소해 네이버와 대비를 이뤘습니다. 에스엠(041510) 인수 과정에서 빚어진 사법리스크 여파로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선 영향인데요. 대외 리스크 속에 내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린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네이버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지난해 타법인 출자 7건을 집행했습니다. 상반기에 엔엑스랩스,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펀드에 각각 4억원, 228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하반기에는 클레이디스, 예스플리즈, 렘브랜드, 스튜디오랩, 웨어러블에이아이에 총 65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2023년에 딥오토를 포함해 총 13억원 규모로 투자 5건을 진행한 것에 비해 건수도 늘고 투자금액도 확대됐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지난해 타법인 출자현황. (자료=각사 사업보고서)
 
대외 투자를 늘렸지만, 연구개발 지출 규모는 줄였습니다. 매년 매출의 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매출액 대비 17.3% 수준에 그쳤습니다.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뿐만 아니라 투입 비용 자체도 축소됐습니다. 네이버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 비용은 1조8579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347억원 감소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메타버스에 투자해온 네이버제트 지분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연결 대상에서 제외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비 비중이 높았던 네이버제트가 일부 빠지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했다는 겁니다. 네이버제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스노우가 네이버제트 지분 일부를 라인야후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지분율이 49.9%로 낮아졌습니다. 네이버의 행보는 AI 경쟁 장기전에 대비한 사업 구조 효율화 작업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카카오에선 네이버와 상반된 흐름이 포착됩니다. 타법인 투자는 축소됐지만, 연구개발 투자는 늘렸습니다.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제주 초기스타트업 육성펀드, 키키히어로즈, 피치매니지먼트에 단순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이중 키키히어로즈와 피치매니지먼트 주식은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취득한 것입니다. 사실상 외부 투자는 제주 육성펀드에 투입된 3억원이 유일한 셈입니다. 2023년 에스엠, 2022년 서울아레나 등 굵직굵직한 투자를 집행한 것과 대비됩니다. 지난해 에스엠 인수를 목적으로 한 주가조작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 기소되면서 외부 투자가 사실상 멈춘 모양새입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를 축소하고 있는 점도 외부 투자가 줄어든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카카오는 2023년 5월 기준 147개였던 계열사 수를 지난 2월 기준 116개까지 줄였습니다. 
 
연구개발 투자에는 지난해 1조2698억원을 지출하며 직전연도 대비 460억원을 늘렸습니다. 사상 최대 수준을 연구개발에 집행했는데요. 매출액 대비로는 16.1%가 투입됐습니다. 상반기 선보일 카카오 AI 메이트에 이어 연내 출시 예정인 AI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앱) 카나나 출시를 앞두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개최된 원 카카오 서밋에서 "15년 전 카카오는 모바일 혁명기 초입에 뛰어들어 일상에 큰 변화를 만들었다면, 앞으로 15년 동안에도 AI를 통해 다시 한번 삶의 풍경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자체 AI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린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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