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카시와라 마사키 교수, 아벨상 수상
수학의 추상적 개념들 엮고, 또 다른 고차원 추상적 개념으로 결합한 업적 인정
2025-03-31 09:50:30 2025-03-31 15:15:51
가시와라 마사키 교수. (사진=The Abel Prize)
 
[뉴스토마토 서경주 객원기자] 아벨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과학문예 아카데미(The Norwegian Academy of Science and Letters)는 26일 일본의 수학자 카시와라 마사키(柏原 正樹)가 네 번째 아벨상(Abel Prize)을 수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은 노르웨이 출신의 수학자 니엘스 헨리크 아벨(Niels Henrik Abel)을 기리기 위해 만든 상입니다. 노르웨이 정부가 노벨상에 수학상이 없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2001년에 제정했고 노르웨이 과학문예아카데미(The Norwegian Academy of Science and Letters)가 수상자를 선정해 상을 수여합니다. 이 상은 노벨상처럼 연례로 수상을 하지 않습니다. 2003년에 첫 번째 상을 수여했고 이번에 네 번째 수상자가 선정되었습니다.
 
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알려진 필즈상은 4년마다 특정 과제를 해결한 40세 미만의 수학자들 가운데 복수로 수상자를 선정해 수여하지만, 아벨상은 상은 연령 제한이 없고 특정한 과제가 아니라 평생의 업적을 평가해 한 사람에게 수여합니다. 상금은 750만 노르웨이 크로네, 약 10억원입니다.
 
수학의 추상화 업적
 
카시와라 박사는 추상적인 연구를 통해 대수학, 기하학, 미분방정식을 결합한 새로운 수학 분야를 개척했으며 특이점(singularity)이나 국소적 해석을 미세하게 분석하는 기법을 수학에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분방정식을 대수적으로 다루는 체계를 정립했으며 복잡한 기하학적 구조를 층(sheaf)으로 설명하는 수학적 방법, 복잡한 계산을 단순한 그래프 구조로 바꿔주는 이론을 수립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수학의 이론을 대칭성(symmetry)을 분석하는 분야와 연결시켜 수학 전반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카시와라 교수의 연구는 실제 물리 현상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수학의 여러 추상적인 개념들을 엮고, 그것들을 또 다른 고차원의 추상 개념으로 정교하게 결합하여, 다양한 문제에 도전하는 수학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벨상은 특정 수학적 난제를 해결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업적을 평가해 수상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상을 받지?”라는 질문에 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벨상 심사위원장인 노르웨이 수학자 헬게 홀든(Helge Holden)은 카시와라 교수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미해결 추측들을 풀었으며 이전에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수학의 여러 분야를 연결해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수상 이유 역시 ‘추상적으로’ 밝혔습니다.
 
노르웨이 아카데미는 아벨상 수상자에게 깜짝 파티 형식으로 수상 사실을 알리는 전통이 있습니다. 아카데미는 카시와라 박사에게 줌(Zoom) 회의에 참석하라고 요청했고 노르웨이 아카데미의 사무총장 마리트 베스테르고르(Marit Westergaard)는 초면의 카시와라 박사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소개하고 올해의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알렸습니다.
 
츠루카메잔에 매료
 
위키피디아에 나온 카시와라 박사의 인물 소개에는 그가 어린 시절 츠루카메잔(鶴?算)에 매료되었다는 일화가 들어 있습니다. 츠루카메잔은 일본의 전통적인 수학 문제로, “두루미(鶴, 츠루)”와 “거북이(?, 카메)” 계산이라는 뜻입니다. 에도시대(1603~1868)의 수학 교재나 퍼즐에서 등장했고, 지금도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수준의 수학 퍼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루미와 거북이를 합쳐 18마리가 있습니다. 이들이 가진 다리의 수는 총 50개입니다. 두루미와 거북이는 각각 몇 마리일까요?” 두루미를 x, 거북이를 y라고 하면 x + y = 18입니다. 두루미의 다리는 2개 거북이의 다리는 4개이므로 2x + 4y = 50, 이런 일차방정식으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지만, 어린이들의 수학적 호기심을 자극해왔습니다.
 
도쿄대학을 졸업하고 교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카시와라 박사는 78세의 나이에도 교토대학 고등연구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아벨상을 수상하는 노르웨이 과학문예 아카데미.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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