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관세 125%→145%"…삼성·LG 반사이익 기대
중국 생산 의존도 높은 애플 비상
베트남·인도 관세 유예…삼성 안도
"중국 가전 업체 따돌릴 기회 전망"
2025-04-11 15:50:26 2025-04-11 16:48:40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미국이 중국에 145%라는 초유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외 국가에게는 기존 상호관세안을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관세 폭탄’에 떨고 있던 국내 기업들은 한숨 돌린 모양새입니다. 미중 관세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 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0일(현지시각)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총관세율이 125%가 아닌 145%라고 정정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125%라고 명시돼 있지만, 여기에 지난 2월 미국에 유입된 중국산 펜타닐에 대해 20% 관세를 추가해야 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대중 관세는 미 동부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1분부터 부과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또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는 10일 오전 0시1분을 기점으로 90일 동안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국가에는 유예 기간 동안 10% 기본관세만 부과됩니다.
 
이에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 애플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리서치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이폰의 약 80%는 중국에서, 20%는 인도에서 생산합니다. 아울러 동기관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56%, 삼성 25%, 모토로라 10% 등으로 애플 비중이 높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중국 내 스마트폰 사업 부진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췄습니다. 2019년 중국에서 운영하던 스마트폰 공장마저 폐쇄했습니다. 현재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 중 50%를 베트남, 30%를 인도, 나머지를 한국·브라질·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합니다.
 
미 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와 경쟁하고 있는 한국기업이 이번 기회로 중국을 따돌릴 수 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SK증권은 “미국 TV, 가전 시장은 한국과 중국기업들이 양분하고 있다"며 ”"TV의 경우 한국기업들이 약 40%, 중국기업들이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K증권은 특히 LG전자의 TV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가 올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LG전자의 미국 내 TV 점유율은 12%로 삼성(22%), TLC(중국,15%), 하이센스(중국,13%)에 이어 4번째입니다. LG전자의 미국 수출 물량 제조 공장은 중국 외 지역에 있습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략 수정의 가능성은 있겠지만 두 나라 정상 간 자존심이 달려 있어서 중국과 대립하는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아이폰은 가격 탄력성을 받지 않는 제품이고, 미국의 자국 기업 관세 면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중국이 억제되면 국내 기업이 장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90일 유예 기간 동안 협상에 들어가야 하니까 한국정부와 기업은 미국이 원하는 현지화 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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