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SK온)는 모두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침체로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배터리 공급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면 1분기 이후 시장은 더 악화해 3사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 (사진=뉴시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1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8330억원입니다. 영업손실은 3187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78% 하락한 추정치입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입니다. 실적 하락은 BMW, 아우디 등 유럽 고객사들의 길어진 재고 조정이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SK온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1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2800억원대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3315억원)과 비교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공장 일부를 현대차 전용 라인으로 전환을 완료, 공급을 시작한 수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대차 미국 현지 전기차 전용 공장인 HMGMA에서 생산하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9에는 모두 SK온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다만,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낮은 가동률과 유럽의 이산화탄소 규제 지연으로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터리 3사 중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선 7일에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은 6조2650억원, 영업이익은 37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4577억원을 빼면 830억원 적자입니다. AMPC는 IRA에 따라 미 정부가 자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에 주는 일종의 보조금입니다.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지속과 트럼프발 관세 등으로 1분기 이후의 실적 회복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캐즘과 관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당분간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다음달 3일 엔진, 변속기 등 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이달 3일부터는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 차 부품에까지 관세가 붙는다면 차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올라 소비자 구매 여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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