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여파 지속으로 K-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SK온)의 2분기(4~6월)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삼성SDI와 SK온은 적자가 예상되고, LG에너지솔루션도 영업이익 기대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3사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시내 한 지하 주차장에 운영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전용 충전 구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3조5544억원, 영업손실 1102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1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작년 2분기 2802억원에서 적자 전환이 전망됩니다.
SK온도 2분기에는 1000~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2분기 4601억원의 손실에서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배터리 3사 중에서 유일하게 흑자가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도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2분기 매출은 5조8731억원, 영업이익은 2965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3개월 전 영업이익 추정치(3120억원)에서 낮아진 수치입니다. 여기에 미국 내 전기차 구매 혜택 축소 움짐임까지 더해지며 3사의 실적 반등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전기차 구매 시 7500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최근 하원에서 이러한 혜택을 내년에 폐지하는 IRA 수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상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개정안 발효 후 180일 내 보조금을 폐지하는 수정안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커지자 배터리 업계는 수요가 높은 ESS를 통해 실적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ESS는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생긴 전기를 배터리처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장치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와 맞물리며 ESS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정부도 2038년까지 40조원 규모의 ESS 도입 계획을 밝히며, 국내 시장 내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2분기에도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수주를 빠르게 늘릴 경우, ESS 부문이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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