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TSMC와 최첨단 공정인 2나노(㎚·10억분의 1m) 두고 경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 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타이완 이노텍 엑스포에서 TSMC 로고가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하반기 대만 신주과학단지 바오산공장과 가오슝공장에서 동시에 2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특히 2나노 공정에 성능과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처음 적용할 계획입니다.
GAA는 삼성전자가 3나노 양산 때 세계 최초로 적용했으며, TSMC 한 단계 낮다고 평가되는 기술인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를 활용했습니다. GAA 전환에는 한 발 늦은 셈이지만, 60~70%대로 알려진 높은 수율과 탄탄한 고객사 확보를 바탕으로 2나노 시장에 나선 것입니다. TSMC의 2나노 고객사로 거론되는 기업은 애플과 엔비디아 등입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나노 기술 양산 초기 2년 동안의 새로운 설계는 3나노 및 5·4나노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과 고성능컴퓨팅(HPC) 애플리케이션이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올해 하반기 2나노 공정 생산을 목표로 합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로 출하할 예정으로, 성공적인 양산을 통해 주요 고객으로부터 수요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종합반도체 기업(IDM)인 삼성전자는 GAA 공정 기술력과 IDM 특징인 AI 칩 ‘원스톱’ 생산이 가능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2월 일본의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하는 등 적극적입니다.
특히 내년에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양사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67.6%, 삼성전자 7.7%였습니다. 큰 격차에 대규모 적자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위기를 타개할 방안으로는 결국 2나노 공정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대형 수주가 꼽히는 실정입니다.
‘나노’는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현재는 TSMC와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3나노가 가장 최신의 기술입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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