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입니다. 상승흐름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를 넘어 서울 외곽까지 확산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서울 집값 상승 현상을 두고 ‘엄중한 상황’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집값 규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19주 연속 상승…강남·북 모두 상승흐름
16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2주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주차 대비 0.26% 상승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19주 연속 오르고 있으며, 이번 상승폭은 지난해 8월 이후 40주만에 최대치입니다.
상승흐름은 강남과 한강변에만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6월 2주차 서울 자치구별 매매가격 상승폭은 송파(0.71%)가 가장 컸으며 △강남(0.51%) △서초(0.45%)외에도 △성동(0.47%) △마포(0.45%) △용산(0.43) 의 상승폭도 높았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 외곽지역으로 꼽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은평, 관악, 금천 등에서도 상승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노원의 경우 이 달 첫 주 0.04%에서 둘째 주 0.07%로, 은평은 같은 기간 0.06%에서 0.09%로 올랐습니다.
주춤하던 노·도·강도 상승세…신고가 경신 이어져
신고가 경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9,11,12차) 전용면적 183.41㎡는 이달 초 101억원에 매매 거래됐는데요. 1년 전 같은 전용면적이 72억에 거래됐는데, 1년 만에 30억원 가량이 상승했습니다. 노원구 중계동의 중계한화꿈에그린더퍼스트 전용면적 121㎡도 지난 5월 13억29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지난해 8월 대비 1억3000만원 가량이 올랐습니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흐름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것은 공급부족,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감, 대출 규제 전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실제 서울의 신규 공급물량도 희소한 상황”이라며 “정권교체에 따른 정국 불안감도 해소되면서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가격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남권이나 한강변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7월 스트레스 DSR 도입에 따른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더 이상 대출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구매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서울 아파트 급등 흐름을 좌시하지 않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지난 12일 부동산 시장점검 TF 회의를 열고 “시장교란 행위나 심리 불안으로 인한 가수요 등이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대출 조이기’를 주문할 방침입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날뛰는 집값 규제 필요하지만…공급확대도 시급
다만 과거 진보정권 집권 초기 강도 높은 규제책 적용으로 집값이 오히려 더 급등한 사례 등을 고려할 때 ‘규제 만능 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권 아파트 가격 상승은 결국 선호지역 수요 쏠림을 감당하지 못하는 공급 부족의 문제”라며 “조정지역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확대 등이 유력한 상황인데 인허가 기간 단축, 용적률 상향 등 정비사업 규제완화도 필요하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요 지역에 공급이 많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장기적인 시장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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