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일본의 애니메이션 음악가이자 편곡가인 하야시 코바는 향년 80세를 일기로 6년 전 작고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2001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물신' 캐릭터에 담겨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흡사 진흙이 흘러내리는 듯 기괴한 모습을 한 오물신은 전신이 오물 덩어리로 악취를 풍기는 최악의 캐릭터로 기억한다. 낯선 세계로 들어선 주인공 치히로가 온천장 종업원으로 일하며 겪는 분투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첫 손님이기도 하다.
오물신의 악취는 얼마나 최악일까. 나르던 음식마저 썩고 다른 신들까지 피신할 정도니 진오물의 더러움이 장면마다 간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종업원들이 온천장 진입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치히로가 떠맡게 된 오물신. 치히로는 씻겨도 씻기지 않는 오물신과의 힘겨운 고군분투를 벌인다. 오물신은 지저분하고 더러운 각종 쓰레기와 배설물 따위가 몸 밖으로 배출되면서 끝내 '강의 신'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맑게 정화된 '강의 신'이 감사의 말과 호탕한 웃음소리를 남기며 온천장을 떠나는 장면은 기묘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2001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오물신'. (사진=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애니메이션 캡쳐)
오물로 뒤덮여 있던 강의 신이 정화되는 장면을 지난 3년의 시간과 빗대어 보면 느끼는 바가 크다. 경제를 망친 무능을 넘어 내란의 오물 덩어리들이 아직도 활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3년 동안 뒤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