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집사' 김예성 체포…'뇌물 의혹' 수사 속도
베트남 출국 4개월 만, 체포영장 발부된 지 27일 만에 체포
2025-08-12 18:23:11 2025-08-12 19:02:15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건희 특검팀이 이른바 '김건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를 12일 체포했습니다.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지 27일 만입니다. 그가 윤석열씨 파면 직후 베트남으로 출국한 때로부터 따지면 4개월 만입니다. 김씨는 김건희씨 계좌와 그 일가의 자금 관리를 도맡아 '집사'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특검이 김씨를 체포하면서 김건희씨와 코바나컨텐츠 관련 뇌물 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8월1일 오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광진구 IMS 모빌리티 모습. (사진=뉴시스)
  
김씨는 이날 오후 5시10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현장에서 바로 김건희 특검에 체포됐습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15분(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을 출발해 인천행 베트남 항공편에 탑승했고, 도착 예정 시각보다 다소 늦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특검은 김씨를 태운 비행기가 착륙하자 공항 보안 구역 내 탑승교에서 배임과 횡령 등 혐의로 미리 발부받아 둔 체포영장을 집행했습니다. 김씨는 특검이 마련한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로 압송됩니다. 조사 후 김씨의 유치 장소는 서울남대문경찰서입니다. 
 
김씨는 지난 4월 윤석열씨 파면 직후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특검의 귀국 요구를 수차례 거부해왔습니다. 이에 특검은 김씨에게 7월15일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아내의 출국금지 해제와 베트남행 허가를 조건으로 귀국 의사를 밝혔으나, 특검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여권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 귀국한 겁니다. 
 
김씨의 귀국 날은 공교롭게도 김건희씨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날과 겹칩니다. 이날 특검 관계자는 '자진 귀국인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씨의 여권 만료일이 8월13일 24시까지"라면서 "귀국 결정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특검은 그간 김씨가 도피성 출국을 했다고 보고 있고, 추후 도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면조사 후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합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씨는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인 '집사 게이트'의 핵심 인물입니다. 김씨와 김건희씨는 지난 2005~2006년 사적 모임에서 알게 돼 '누나·동생' 사이로 친분을 쌓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2013년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습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최은순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과 연루, 2021년 12월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씨는 법정에서 최은순씨의 부동산 계약서 검토 등 실무를 돕고, 잔고증명서 위조 및 자금 조달 관련 불법 행위에 관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해당 진술들은 최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김씨가 김건희씨 일가의 자금 관리를 도맡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특검에선 김씨가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관련 '뇌물'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검이 현재 집중해서 들여다보는 것은 IMS모빌리티에 돈을 댄 기업들이 김씨와 김건희씨의 관계 등을 바탕으로 투자를 결정했을 가능성입니다. 김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대주주였던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가 2023년 6월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청탁의 목적으로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내용이 의혹의 골자입니다. 
 
또 특검은 해당 자금 중 일부가 김건희씨에게 흘러들어 간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IMS모빌리티가 유치한 투자금 가운데 46억원은, 벤처기업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김씨로부터 이전받아 보유하고 있던 IMS모빌리티의 구주를 매입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이 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김씨의 배우자가 올라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당 회사가 김씨의 차명 법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김씨의 부인 정모씨는 지난 7월23일 김건희 특검팀에 소환되어 조사받았습니다. 
 
다만 김씨는 베트남 출국 직전 언론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김건희씨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투자 유치금이 줄어 사업 자금이 부족한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에게 35억원 정도를 빌려줬고 7억여원은 법인세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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