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난동'에 전대 쑥대밭…선전·선동 앞에 국힘 무력화
'찬탄파' 향해 "배신자" 연호…갈라진 당심
강성 지지층 '전한길·윤석열' 포용에 호응
2025-08-12 18:30:31 2025-08-12 18:44:05
[부산=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가 '전한길 변수'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징계 조치를 받은 전한길씨는 12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불참했지만, 전당대회장은 이미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을 일으킨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 출입 금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이날 현장에 전씨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인근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그럼에도 당심은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눠어 상대 후보들의 연설 중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졌는데요. 행사장 입장 당시에는 신원 파악이 강화돼 일부 지지자는 물론 국민의힘 의원의 출입이 잠시 제한되는 헤프닝도 벌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조경태(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제히 "화합" 외쳤지만…둘로 쪼개진 전대
 
국민의힘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의 출입 금지 지시로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한 전씨는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억울한 면도 있지만, 평당원으로서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혀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행사장 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통해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당내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며 봉합을 시도했는데요. 일부 당원들은 거센 야유와 함께 머리 위로 손을 들어 'X'를 들어 보였고, 잠시 발언을 멈추기도 했습니다. 
 
분열된 모습은 특정 후보들의 연설에서 더욱 크게 부각됐습니다.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최우성 후보가 "타인의 자유를 파괴한 전한길"이라고 언급하자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 후보는 "전씨가 외치는 '윤 어게인'이야말로 '건희 어게인'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강성 당원들은 "내려와! 나와라!"고 외치면서 야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김근식 후보도 연단에 올라서자 곧바로 강성 당원들의 야유와 비난이 시작됐습니다. 김 후보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좀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지만 야유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김 후보는 "여러분 배신자 김근식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고, 계엄 옹호 세력에 대한 비판, 부정선거를 외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의 말을 쏟아내자 장내는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조경태(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박홍준·최우성·손수조·우재준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이 합동연설회가 끝나자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찬탄'과 '반탄'으로 선명성 강조한 후보들
 
그럼에도 모든 후보들은 일제히 대여 투쟁과 통합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윤석열씨 언급을 피하고 통합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또 내부에 겨누는 총구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돌려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 후보는 "이재명정부가 이참에 보수를 궤멸시키려 하고 있다"며 "보수의 궤멸을 곧 자유민주주의의 궤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도 "당 대표가 되면 연말까지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받았던 41% 이상의 지지를 다시 얻도록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이재명 재판 계속 촉구 국민서명운동'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후보는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하며 "내란 특검에 동조하고 우리 당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 규정하며 내부 총질을 하면 안 된다"고 외쳤습니다.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전한길씨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 후보는 "지금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 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에 빌붙어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씨를 '비루한 광대' '미꾸라지'라고 하며 "그런데도 이 거짓 약장수를 끼고도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후보가 연단에 서자 강성 지지층은 야유와 함께 "배신자"를 연신 외쳤고,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고 나서야 겨우 연설이 진행됐습니다. 그는 "국민을 배신하고 국민의힘 당원을 배신한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며 "우리 당은 아직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각 후보들은 선명성을 강조했습니다. 
 
부산=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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