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연 기자] 15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코리안독스 등 동물단체 대표들이 초청을 받아 참석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코리안독스 등은 올해 초 경북지역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찾아 동물을 치료하고 구조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임명식에 동물단체가 초청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전날(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엔 △코리안독스 △도로시지켜줄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티비티레스큐 △KK9레스큐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단체 6곳의 대표들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이들 단체 가운데 △코리안독스 △도로시지켜줄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티비티레스큐 △KK9레스큐는 동물단체 연대모임인 '루시의 친구들'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이번 행사엔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한 국민 3500명을 비롯해, 국가의 노동·여성·환경·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초청됐습니다. 대통령실이 동물단체들을 대통령 임명식에 초청한 건 올해 초 발생한 경북지역 대형산불 때 동물단체들이 현장에 들어가 동물을 치료·구조한 걸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동물의 생명존중 가치를 확산하고, 동물 보호를 넘어 동물 복지사회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방향성을 보이기 위해 (동물단체 대표들을) 초청했다"며 "(초청 기준은) 올해 초 경북지역 대형산불 당시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동물 구호에 적극 참여한 단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이번 초청을 계기로) 주요 정책 파트너로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재난 대응뿐 아니라 주요 정책 수립 과정에서 민관 협의체운영 등 단체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경북 안동·의성 등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했을 때 루시의 친구들은 현장으로 가서 동물 치료·구조 활동을 벌였습니다. 루시의 친구들은 동물병원·수의 봉사단체·관공서 등과 협력해 위기에 처한 동물 187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당시 활동을 함께한 엄태흠 넬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현장에 동물 응급진료소를 설치하고 화상을 입은 강아지 등을 치료한 공로가 인정, 이번 국민임명식에서 국민대표 80인에 선정됐습니다. 루시의 친구들은 산불 구조 활동의 경험을 살려 반려동물 동반 피난법 제정 촉구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대표 80인으로 선정된 엄태흠 넬동물메디컬센터 원장(사진 왼쪽)과 김복희 코리안독스 대표. 두 사람은 올해 초 경북지역 대형산불 때 현장에 가서 동물 치료·구조 활동을 벌였다. (사진=코리안독스 제공)
국민임명식에 초청된 이효정 도로시지켜줄개 대표는 "동물단체가 대통령 취임식·임명식에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물 보호·구조 현장의 노고와 동물의 목소리가 비로소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효정 대표는 이어 "동물 복지를 주변부의 과제가 아닌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회적 과제로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며 "동물 보호소 개선, 구조적 학대 근절, 입양 이후 돌봄까지 이어지는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이제는 시민단체의 선의가 아닌 정부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도 "동물 보호의 가치를 존중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가슴 한편이 벅찬 기분이었다"며 "동물들과 고락을 함께한 순간들이 현장에서 필름처럼 지나갔다"고 했습니다.
정재연 기자 lotu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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