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협 노조 "불공정 위수탁 계약 개선하라"
사무금융노조, 카드사업 위수탁 공정 갱신 요구
"실적 압박·부실채권 떠넘기기" 지적
2025-09-10 15:20:56 2025-09-10 16:21:33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가 10일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의 지역 농·축협(개별 독립법인) 카드·보험사업 업무 불공정 위수탁 계약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가 10일 오후 2시 서울 농협중앙회 앞에서 전국 농·축협 조합원과 함께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신수정기자)
 
이날 전국 178개 농업협동조합과 축산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서울 농협중앙회 앞에서 전국의 농·축협 조합원을 모아 상경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 
 
노조는 정부와 농협중앙회에 △통상임금 확대 적용 △2025년 임단투 승리 △실적 강요·괴롭힘 근절 △적정 인력 충원 △하나로마트 고객만족도 평가 폐지 △동물사고 산재 예방 기준 마련 △비리·반인권 조합장 퇴출 제도 마련 △상호금융특별회계 1조 원 지급 약속 이행 △농·축협 카드사업 위수탁 공정 갱신 △노조할 권리 보장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등 11가지 안건 수용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금융 부문에서는 지역 농·축협 점포들과 NH농협카드,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생명 등 주요 계열사 간의 불공정 위수탁 계약이 지적됐습니다. 
 
농협카드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프로모션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농협카드가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농·축협 직원들을 차별 대우했다는 내용입니다. 농협카드는 농협은행의 사내분사(CIC) 형태로 운영되는데요. 농협카드는 지난 7월21일부터 시작돼 8월 초중순까지 해당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인센티브 지급에 차등을 뒀습니다. 
 
농협은행 직원들에겐 취급 건수에 따라 현금(1건당 2000원)을 지원하고, 농·축협에는 사은품(취급 50건당 1박스) 지급하는 것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협카드는 지난달 5일 공문을 통해 "프로모션 형평성 등 문제 제기는 카드 사업의 구조, 비용 지급 주체와 처리 계정, 법적 이슈와 세무 이슈 등으로 불가피하게 상이할 수밖에 없었음을 양해해달라"며 "향후 최대한 균형 있는 방안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덕종 전국협동조합본부 위원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농·축협 노동자들은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농협카드가 시키는 대로 일해왔다"며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박탈감을 주는 차별을 그냥 넘어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중앙회-지주사-계열사' 지배구조를 통해 내려오는 실적 강요과 부실채권 떠넘기기 등 문제도 언급됐습니다. 농협금융의 '비이자수익 증대' 실현이란 경영 목표 아래 카드·보험 판매 압박에 따라 전국 1110개의 농·축협이 카드·보험 사업 실적의 61%를 견인하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습니다. 
 
특히 카드·보험 사업 업무 위수탁 계약 약정서 제8조의 '카드 사업에 대한 연체·부실 채권을 농협은행이 아니라, 농·축협이 보유·관리하도록 한다'는 내용은 엄연한 '독소 조항'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조항에 따라 농·축협은 위수탁 사업임에도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으며, 부실채권 매각은 농협중앙회 자산관리회사를 통해서만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위수탁 계약은 농·축협 의사와 관계없이 중앙회와 지주사의 의지만으로 자동 연장돼왔습니다. 약정서 제13조에서 약정 유효기간을 1년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료일 2개월 전 계약 주체(카드·보험 계열사)의 연장 의사만으로 계약이 지속적으로 갱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위원장은 "농협카드 업무 60%를 지역 농·축협 노동자들이 행하고 있음에도 갖가지 사유로 수익 배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불공정한 착취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나아가 농협카드 연체에 따른 부실채권도 지역 농·축협이 떠안고 대손충당금도 일방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비상식적 불공정 구조에 놓였다"고 일갈했습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 농·축협 조합원이 가져온 피켓. 피켓엔 지역 농·축협 조합원의 차별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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