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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재무개선 작업이 성과를 내려면 리스부채 감축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정금리 중심의 리스 계약에 고환율이 겹치는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1년이 채 남지 않은 기한 내에 리스부채 부담을 대폭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합병 후 아시아나항공의 리스 계약을 승계하는
대한항공(003490)이 바통을 넘겨받아 리스 부채 감축을 이어나가야 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발행 영구채를 법정 특수관계인 최저 이자율 수준까지 낮춰 인수하는 등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무지원을 한층 강화하며 자회사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재무개선 진행 중…더딘 리스부채 감축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10월25일을 합병 기점으로 잡고 재무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1238.4%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 827.2%로 크게 하락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두 차례에 걸쳐 인수하는 등 자본규모를 키워줬고, 동시에 차입금 리파이낸싱(차환)을 통해 이자율을 낮춘 결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금융비용 감축을 통해 비용 문제를 개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이자비용 내역을 살펴보면 회사가 올해 상반기 지급한 이자 비용은 396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617억원)대비 이자비용을 36%가량 절감했다. 지난해 12월 1조원 규모의 차입금 리파이낸싱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영구채 및 채권단 차입금 등을 차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민간 은행 등으로부터 기존 대출 대비 저리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차입금 이자 범위는 6.36~7.09%였으나, 올해는 4.45~4.85%로 낮아졌다.
다만, 리스부채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감소 폭이 작았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이 지출한 리스부채 이자는 1061억원으로 직전연도 같은 기간(1158억원) 대비 8.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전까지 리스부채 이자율을 가시적으로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리스사와 계약에 묶여 있어서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고정 금리 기반의 리스 계약 비중이 높다.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 중이라 변동 금리 리스 계약은 이자 부담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을 낮은 금리로 일부 상쇄할 수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리스부채 규모는 4조2318억원(매각예정 리스부채 및 유동성 차감 미반영)이다. 이 중 고정금리로 계약된 리스부채 규모는 3조2357억원(비중 76%)에 달한다. 고정 금리 범위는 4.03~7.56%에 있다.
변동금리 리스계약은 SOFR(달러), TIBOR(엔화), EURIBOR(유로화) 등 국제 변동 기준금리에 추가 이자율을 얹어 이자율이 결정된다. 현재 엔화 기반의 TIBOR 금리만 상승하고 있을 뿐 달러 및 유로화 기반 기준 금리는 하락하는 추세다.
합병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는 대한항공이 승계한다. 합병 후에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이 맺었던 리스계약 조건을 개선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현금 창출력 개선 등에 힘입어 신용도가 상승하는 등 리스부채 이자율을 낮출 여력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높다. 현재 대한항공의 리스부채 고정이자율은 2.1~6.94% 범위에 있다.
연이은 차환용 영구채 인수…이자 한도까지 지원
대한항공은 합병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13일을 납입일로 아시아나항공의 3000억원 규모 신규 영구채(107회 영구채)를 인수한다. 본 영구채는 지난 2023년 11월 발행된 아시아나항공의 104회 영구채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행된다. 발행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스텝업 조항이 발동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커지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차환 목적 영구채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인수 과정에서 표면 이자율도 낮아졌다. 대한항공이 인수한 첫 영구채(98회 영구채) 이자율은 7.2%에 달했지만, 이번 영구채 이자율은 4.7%다. 대한항공은 특수관계인 간 자금 거래에서 규정하는 법정 최저 이자율(4.6%) 수준까지 이자율을 낮춰 아시아나항공 재무부담 경감을 지원했다.
향후 대한항공의 재무체력은 합병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항공산업은 현재 고환율로 인해 업황이 어렵다. 국적 항공사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한항공 역시 이번 3분기 잠정 실적에서 수익성이 감소한 모습이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환율이 항공사 수익성을 잡아 먹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반도체, 데이터센터 서버 등 투자 수요가 높은 영역을 발굴해 화물 수익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고정 금리 리스계약의 부담 경감 계획 등에 대해 “항공기 임차조건 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답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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