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네이처리퍼블릭, 완전자본잠식 후폭풍…존속능력 '위기'
3년간 회계법인 연속 교체…위기에 빠진 '1세대 로드숍'
유동자산으로 유동부채도 못 갚아…긴축 경영 돌입
사업경쟁력 '연구개발비'까지 줄여도 심화된 재무 부담
2025-11-17 06:00:00 2025-11-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3일 11: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1세대 로드숍 브랜드인 네이처리퍼블릭이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022년 완전자본잠식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외형 축소와 재무건전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광고선전비 뿐만 아니라 연구비용까지 줄이면서 브랜드 경쟁력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네이처리퍼블릭)
 
3년 연속 역성장 전망에 완전자본잠식 심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네이처리퍼블릭 누적 매출액은 6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74억원) 대비 23.05% 급감했다. 지난 2023년부터 외형 축소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올해에도 역성장 기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22년 4월 다이소 전용 브랜드 '식물원'을 론칭하는 등 젊은 세대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한편, 일본 현지 법인과 협력해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등 매출 확대에 주력해왔다. 이에 2021년 1255억원까지 하락했던 매출은 2022년 1449억원으로 빠르게 회복됐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20년 1384억원을 넘어서는 규모였다. 
 
하지만 2023년에는 매출 1439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1141억원으로 외형이 20.76%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실적 감소를 두고 업계에서는 원브랜드숍의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데 대응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형이 줄면서 2022년과 2023년 각각 2억원, 4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도 지난해에는 51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2020년부터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재무상태는 2022년 자본총계가 15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3분기에는 자본총계가 13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2022년까지 회계감사를 담당하던 삼일회계법인은 네이처리퍼블릭이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2023년에는 한영회계법인, 2024년 대주회계법인으로 회계법인이 변경됐다. 회계법인 변동이 잦을 경우 기업과 감사의견 충돌이 발생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감사인의 변경에도 한영회계법인과 대주회계법인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대주회계법인은 감사인의 감사의견을 통해서 "지난해 말 유동부채가 511억원으로 유동자산(294억원) 보다 많은 데다 누적결손금이 122억원"이라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고 판단했다.
 
 
 
연구개발·광고선전비 줄이면서 긴축경영 돌입
 
3분기 말 네이처리퍼블릭의 유동비율은 41.22%로 지난해 말(54.92%) 대비 13.7%포인트 감소했다. 보유 유동자산 매각으로 유동부채를 갚을 수 없다는 의미로, 해당 수치가 낮아진 만큼 유동성 부담도 확대됐다. 이 가운데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 합산 규모는 24억원에 이른다.
 
이에 네이처리퍼블릭은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물론, 경상연구개발비까지 줄이면서 긴축경영에 들어간 모습이다. 광고선전비는 2022년 72억원, 2023년 62억원, 2024년 46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22년 57억원 규모이던 판매촉진비는 지난해 32억원으로, 경상연구개발는 1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이를 통해 2022년 857억원에 이르던 판매비와관리비를 지난해 734억원으로 줄였다. 같은기간 매출원가도 590억원에서 458억원으로 감축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원가는 2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60억원) 대비 27.17%, 판매비와관리비도 557억원에서 460억원으로 17.43% 줄었다.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경상연구개발비 등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비용도 올해 3분기에는 5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되던 2020년 동기(7억원) 보다도 낮은 규모다. 2021년 동기(4억원) 대비로는 소폭 높은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연구개발비용 축소는 화장품 브랜드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소비재인 화장품은 고객의 주목을 받기 위한 차별적인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이 중요하다. 특히 상품의 가치 증대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디자인, 포장, 광고 등의 투자와 다품종 소량 판매로 인한 물류 기반 확보가 필요한 산업군이다. 이에 연구개발비와 광고비의 감축은 기업 운영 의지 축소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채널별 수익성 개선과 디지털 마케팅 강화와 이커머스 확대 등을 통해 매출 증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비용구조 개선 등을 통해 영업 손익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IB토마토>는 네이처리퍼블릭에 역성장 해소와 완전자본잠식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