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4대 금융지주, 벤처 지원도 경쟁…안정성 유지 '관건'
지주별 자회사 연계 펀드 조성 등 속도
건전성과 수익성 동시 악영향 가능성도
2025-11-17 06:00:00 2025-11-1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3일 11: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 첫발 떼기에 한창이다. 각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통해 모펀드와 자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업무협약을 통해 실물 경제에 기여하는 방안도 내놨다. 다만 5년에 걸친 장기전인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다수다.
 
(사진=은행연합회)
  
생산적 금융 확대에 총력…벤처기업 지원 '우선'
 
13일 각 사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가 생산적 금융 전환에 소요할 예산은 총 400조원이다. KB금융(105560) 110조원, 신한지주(055550) 110조원, 우리금융지주(316140) 80조원, 하나금융지주(086790) 100조원 규모다. 생산적 금융이란 기업 투자와 기술 혁신 등 금융 자본이 생산성 있는 부문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은행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금융사는 주택담보대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수익성을 의존해왔다.
 
지난 3분기 금융당국을 비롯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자,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속속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의 실적이 최대 규모를 넘어서는 등 이자 수익에 대해 직접 질타를 하기도 했다.
 
4대 금융지주가 가장 먼저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부문은 벤처기업 지원이다. 각 지주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혁신 펀드 조성에 한창이다. 각 모펀드 출자와 자펀드 조성 등 방향성은 다르다.
 
우리금융지주의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달 말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의 공동운용사로 선정됐다. 우리금융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첫 번째 생산적 금융 펀드다. 총 1조원 규모로 구성되며, 수출 기반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에버베스트파트너스가 1250억원 규모 자펀드를 조성해 민간운용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도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등 계열사 여섯 곳이 참여해 ‘하나 모두 성장 K-미래전략산업 벤처 모펀드’를 조기 결성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씩 출자해 4년간 총 4000억원의 모펀드를 조성하고, 1조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 4년간 총 4조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나벤처스가 모펀드 운용사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펀드 명칭에 미래전략산업이 붙은 만큼, 인공지능과 바이오 헬스케어, 콘텐츠 문화 등에 집중 투자한다.
 
신한지주는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 규모로 참여하는 것 이외에도 그룹에서 10조~15조원의 투자자금을 조성해 초혁신 경제 15대 프로젝트 영역을 포함한 추가 투자를 병행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과 프리IPO 단계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 
 
KB금융도 신한지주와 규모가 비슷하다, 국민성장펀드 10조원에 그룹 자체 투자 15조원을 투입한다. 특히 자산운용과 증권, 인베스트 자회사를 통해 펀드를 결성하고, KB증권의 모험자본 공급, 계열사 인프라와 벤처투자를 공급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부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약 2814억원을 투자해 성장을 지원해왔다. KB금융은 KB스타터스 전략산업 융자에도 5년간 68조원 규모로 실행할 계획이다. 
 
불안정성 여전하고 건전성도 우려…BIS비율 영향도 
 
금융당국을 필두로 금융지주가 자금 흐름을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미래 수익성이나 건전성을 완전히 보장하기는 어렵다. 실행 기간이 비교적 긴 데다, 시장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대 금융의 이자수익도 마찬가지다. 4대 금융지주 중 선두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이자수익도 감소추세다. KB금융의 경우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21조9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2분기에 비해서도 1.2% 감소한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대출채권 이자수익이 5% 줄어들기도 했다.
 
신한지주 이자수익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대출재권 이자수익이 4.8% 감소했으며, 유가증권에서 거두던 이자수익도 1.8% 축소됐다. 
 
건전성도 문제다. 자회사를 통해 펀드 형태의 출자와 전략 산업 융자를 확대할 경우, BIS비율에 직접적인 영향도 미친다. 초기 기업에 모험자본을 투자하거나, 펀드를 통해 출자하는 경우 일부 지분을 인식한다. 출자 기업이 무리 없이 성장한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출자 대상 기업의 재정 상태가 악화돼 융자를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나, 지분법상 평가 손실을 입는 경우 은행, 지주 등은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분 투자 외 전략산업 융자 확대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밸류업과 더불어 주주환원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기업 융자를 늘리는 방안을 취한 만큼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위험가중자산의 증가는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에 악영향을 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 이익 성장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운용 수익 등이 확대되면서 비이자수익은 확대 추이로, 수익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라면서 “BIS자본비율 등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