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두 국가' 헌법개정 단행…'적대적' 표현은 미반영
영토 조항 신설하며 해상 경계선 언급 없어…남과 불필요한 갈등 피해
2026-05-06 17:04:58 2026-05-06 17:15:2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23일 제15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북한이 지난 3월 제15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개정한 헌법에 영토 조항을 신설하면서 '두 국가' 개념을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존 헌법에 있던 통일과 관련된 내용은 사라졌고,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통일부가 6일 공개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헌법(개정 헌법)' 제2조에는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기존 헌법(2023년 9월 개정)에 없던 영토 조항을 신설하면서 북측 지역만 영토로 규정한 것입니다.
 
'북반부'라는 표현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여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표현 등도 빠졌습니다. 동족 관계와 통일 개념이 북한 헌법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것이 이번 개정 헌법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적대적 두 국가'를 개정 헌법에 반영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습니다.
 
다만 북한은 개정 헌법에 '적대적'이라는 명시적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남쪽 육·해상 경계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도 않았습니다. 두 국가 정책이 전반적으로 반영됐지만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해상 경계선 얘기가 나오는 순간 우리가 타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이 빠진 건 북도 그러한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 교수는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성을 강조하는 표현과 규정들이 생겨났지만 적대적 관계, 교전국 관계 성격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헌법의 구성과 표현 수위로 볼 때 이번 개정은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 교수는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대남 적대적 기조가 반영된 문구가 빠진 건 정상국가화하는 방향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국격이 있는 국가의 최고 문서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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