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증권사 CFD 미수금 2400억, 2년째 86% 못받았다
SG사태 이후 2년째 미회수…소송 회수율도 대부분 한자릿수
규제 강화에도 CFD 잔고 3조 재확대, 중소형사 리스크 이동
2026-05-06 18:14:21 2026-05-06 18:39:03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지난 2023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 미수 채권이 2년이 지나도록 대부분 회수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규모 미수 채권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CFD 잔고가 다시 크게 늘면서 레버리지 거래 확대가 반대매매에 따른 주가 하락 압력과 증권사 손실 부담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CFD 서비스를 제공했던 주요 10개 증권사의 미수금 합계는 2409억원에 달합니다. 사태 발생 2년이 넘은 지난해 말까지 실제 회수된 금액은 336억원으로 미회수율이 86%입니다. 305억원은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이미 상각 처리했고,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금액만 1543억원입니다. 현재 소송 진행 중인 금액도 1585억원에 이릅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입니다. 증거금만 내면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고, 하락장에서도 매도 포지션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사실상 공매도 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주식 양도세(대주주 기준 22%)의 절반 수준인 파생상품 세율(11%)이 적용돼 고액 자산가의 절세 수단으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문제는 주가가 급락할 때입니다.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하지만, 하락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손실이 남습니다. 부족분은 투자자가 갚아야 하는데, 갚지 못하면 그대로 미수금이 된다. 담보도 없으니 증권사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고, 영업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2023년 당시 미수금 발생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증권(약 708억원)이었으며, 키움증권(약 514억원)과 하나증권(약 476억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투자증권(341억원), DB금융투자(176억원)도 상위권에 포함됐습니다. 10개사 중 잔여 미수금이 아직 장부에 남은 곳은 키움증권(179억원)과 신한투자증권(33억원)입니다.   
 
같은 CFD 사태를 겪었지만 증권사별 대응 방식은 갈렸습니다. 키움증권(039490)과 NH투자증권은 미수금의 상당 부분을 상각 처리했습니다. 키움증권은 208억원(41%), NH투자증권은 17억원(92%)을 손실로 확정짓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빠르게 손실을 인정하고 털어낸 셈입니다. 반면 삼성증권(016360)·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001200)은 소송에 무게를 뒀습니다. 이들은 각각 412억원, 486억원, 341억원, 49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소송 종결 회수율은 삼성증권 2.7%, 하나증권 19.2%, 한국투자증권 2.4%, 유진투자증권 0.3%에 그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압류·계좌동결 등 할 수 있는 절차는 모두 밟았지만 회수가 되지 않고 있다"며 "별도 계획을 세워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SG사태 직후 규제를 손질, 같은 해 하반기부터 잔고 공시 의무화·신용공여 한도 포함 등 보완 장치를 시행하고 전문투자자의 CFD 거래 요건도 월말 평균 잔고 3억원 이상으로 강화했습니다. 규제 강화와 부정적 인식이 겹치며 시장은 한동안 1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 상승세를 타고 다시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을 보면 지난 4일 기준 증거금을 포함한 CFD 명목 잔액은 3조5353억원으로 지난해 5월30일(1조8912억원)보다 86.9% 증가했습니다.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3년 8월31일(1조2725억원) 이후로는 177.8% 뛴 수치입니다. 대형사들이 리스크와 사회적 파장을 이유로 손을 떼면서 생긴 공백을 중소형사들이 메우고 있는 영향도 큽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잔고 증가 속도가 가파른 만큼 주가 급변 시 반대매매가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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