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뱅크(323410)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했습니다.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인뱅) 특성상 유동성 관리 등에 취약점이 없는지 살필 예정입니다. 제4인뱅 예비 인가를 앞두고 있는 만큼 중·저신용자 금융 지원이라는 인뱅 출범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입니다.
5월 말 사전검사 완료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말경 일주일간 카카오뱅크에 대한 사전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전검사는 본검사에 필요한 전산 자료를 확보하고 서면·면담 조사를 하는 절차입니다. 이달 중순에는 본격적인 본검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통상적인 정기검사인 만큼 약 4주간에 걸쳐 전반적인 경영 실태를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자산 건전성, 자본 적정성, 유동성, 수익성,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정보기술(IT) 등을 중심으로 경영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특히 이번 정기검사는 예금보험공사(예보)와 금감원이 공동검사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카카오뱅크의 정기검사 주기 도래에 맞춰 예보의 검사 요청에 따라 성사됐습니다. 예보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디지털 뱅크런 우려가 커진 상황을 감안해 인뱅의 유동성 및 리스크 관리 실태를 중점 점검할 계획입니다.
예보는 인뱅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검사다 보니 전반적인 사항을 살펴보며 리스크 관리 측면을 중점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입니다. 예보 관계자는 "비대면 자금 이동이 전부인 인뱅 특성상 파산 위험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정기검사를 받는 것은 2021년 이후 4년 만입니다. 금감원은 당시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의무 위반을 비롯해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 금융거래정보 제공 사실 통보 의무 위반 등을 적발한 바 있습니다. 대주주 신용공여 위반 건의 경우 소속 계열사 임원 등에게 수억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한 내용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뱅크에 대한 정기검사에 본격 착수했다. 카카오뱅크 정기검사는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모습. (사진=뉴시스)
여신 쏠림 등 유동성 관리 점검
금융당국은 현재 제4인뱅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금리대출 특화 인뱅 설립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정기검사 강도와 방향에 관심이 쏠립니다. 새 정부에서는 기존 인뱅의 중·저신용자 의무대출 비율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30%(평균 잔액 기준) 이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데,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다만 중·저신용자 자금 공급이라는 출범 취지가 무색하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와 별개로 올 들어
BNK금융지주(138930)(부산은행, 경남은행)와 신한금융지주(
신한지주(055550)),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권 정기검사에서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 재무건전성 평가 등을 들여다보고, 내부통제 제도 운영 실태 등 경영 활동 전반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이번주까지 2주일 더 연장한 바 있습니다. 신한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이어진 데다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 내부통제, 경영 승계 절차 등 금감원이 들여다볼 것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엔
하나금융지주(086790)(하나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23년 하반기에 마지막 정기검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금감원의 은행 정기검사 주기가 약 2년임을 고려하면 올해 정기검사 차례를 맞은 셈입니다.
금감원은 올해 정기검사는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를 엄격하게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전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이 큰 이슈가 되면서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에 대해 강도 높은 검사가 이뤄졌습니다. 올해도 부당대출과 내부통제를 집중적으로 검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내부통제 부실 사고 관련 강도 높은 검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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