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정정요구만 네 번째…SK증권, 유상증자 주관에 '진땀'
당국 4번째 정정 요청…오너 사법 리스크까지 겹쳐 유증 난항
금융당국, 로아앤코에 대한 의구심…SK증권 ECM 과제 떠올라
유증 전문인력 영입해 '승부'…특정 인력에 힘 실려 '한계'
2025-09-24 06:00:00 2025-09-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8: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SK증권(001510)이  2차전지 소재 기업 이브이첨단소재(131400)의 유상증자 주관에 진땀을 빼고 있다. 벌써 6개월째 금융당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정요구만 벌써 네 번째다. SK증권은 최근 고난도 유상증자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자본조달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맨파워에 의존한 영업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신고서 제출 후 6개월째 '답보'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브이첨단소재는 금융당국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에 지난 7월 이후 두 달 가량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브이첨단소재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지난 4월이다. 이후 석달간 무려 4회에 걸쳐 금융당국의 계속된 정정요구가 있었다. 이브이첨단소재는 7월 정정요구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거듭된 정정요구는 이브이첨단소재가 소속된 로아앤코 그룹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 계획을 보면 이브이첨단소재는 이번에 확보할 자금 중 SC엔지니어링 전환사채(CB) 인수에 1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SC엔지니어링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자회사 셀론텍 지배를 통한 신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앞서 로아앤코 그룹은 이브이첨단소재를 비롯해 사업 다각화를 명목으로 기업 인수를 진행했으나 해당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일로였다. 실제 이브이첨단소재의 모회사인 에스엘에너지(현 로아앤코)는 지난해 상장폐지됐고,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고난도 유상증자 성공에도 '고민'
 
이브이첨단소재의 유상증자는 SK증권이 단독 대표 주관사를 맡아 진행 중이다. SK증권이 로아앤코 그룹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미래산업(025560) 291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주관부터다.
 
당시 SK증권은 실권주 인수 조건이 없는 단순 주선만을 맡았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래산업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발행 금액은 173억원이었다.
 
(사진=SK증권)
 
이후 SK증권은 자금 조달이 시급한 한계기업의 유상증자를 주식자본시장(ECM) 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실력을 입증해왔다. 지난 11일 마무리된 연예기획사 빌리언스도 올 1분기 부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최대주주인 휴마시스가 배정된 유상증자 신주 물량에 대한 100% 청약한 것이 호재로 작용해 구주주 청약률 92.8%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브이첨단소재 유상증자 주관은 쉽지 않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성과는 회사에 대한 구주주들의 신뢰에 성패가 결정되는데, 최근 이브이첨단소재의 오너에 대한 법적 리스크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회사 오너는 그룹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온영두 대표의 형인 온성준 회장이다. 온 회장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지난해 횡령죄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받았고 최근에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실제 이브이첨단소재의 최근 정정 증권신고서에서도 "온성준 회장은 과거 인수 및 투자 직후 해당 회사들의 감사의견 거절 등에 따른 상장폐지 이력이 존재한다"라며 "이로 인한 계열사 등의 심각한 재무적 악영향, 사법기관의 제재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맨파워에 의존한 유상증자 딜 '한계'
 
SK증권은 유상증자 주관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상반기 조직을 개편, 기업금융2본부 내 ECM 담당 부서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했다. 신설된 ECM3부는 자연과환경(043910), 뉴보텍(060260), 경남제약(053950) 유상증자 대표주관하면서 핵심부서로 자리 잡았다.
 
현재 SK증권 ECM3부는 유진투자증권 출신 최영진 부서장이 이끌고 있다. 최 부서장은 유진투자증권 시절부터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 업무를 도맡으며 ECM을 이끈 핵심 인재다. 최 부서장은 2024년부터 SK증권에 합류했고 주요 유상증자 딜을 주관했다.
 
실제로 최 부서장의 영입은 실적으로 연결됐다. 첫해 SK증권의 유상증자 주관 실적은 285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8월까지 1465억원 규모의 유증을 주관하며 실적 8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영업맨 한명에 의존한 사업 확대는 이번 이브이첨단소재 유상증자 주관에서 한계를 맞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브이첨단소재의 주요 사업부문인 PCB 산업이 적용 제품군 확대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관련 긍정적 매출이 기대된다”라며 “이번 자금조달이 완료된다면 수익성 지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인 영업성과 전망에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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