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몰카 증거' 빼돌린 피의자 불송치에 '재수사 요청' 제동
강릉 한 공장에서 직원 신고로 '불법촬영' 덜미
피의자, 경찰 감시소홀 노려 '메모리카드' 바꿔
경찰, '혐의 없음' 불송치…검찰, '재수사' 요청
경찰 재수사 끝 '공용물건은닉' 혐의 추가 송치
2026-05-20 16:10:42 2026-05-20 16:59:38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검찰이 불법 촬영 증거를 빼돌린 피의자에게 '혐의 없음' 불송치를 결정한 경찰 수사에 제동을 걸고 재수사를 요청, 결국 구속 송치까지 이끌어낸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4월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사진=뉴시스)
 
20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지난 13일 피의자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과 공용물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강릉 소재 한 공장 직원이었던 A씨는 202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회사 공용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 동료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2월 직원들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문제는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불법 촬영의 핵심 증거물 128GB 용량의 SD카드를 확보한 뒤 보관에 실패하면서 벌어졌습니다. 피의자 A씨가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불법 촬영에 쓰인 SD카드(128GB)를 다른 SD카드(32GB)로 바꿔치기 한 겁니다. A씨는 그런 뒤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바꿔치기 된 32GB 카드에서도 A씨의 얼굴이 찍힌 영상이 발견됐고, 지난해 8월 경찰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으로 송치했습니다. 
 
강릉지청은 경찰 송치 한 달 만에 보완수사와 재수사 요구, 시정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강제수사를 통해 수사를 보강하고, 피의자 A씨가 압수물을 바꿔치기한 혐의에 대해서 '공용물건은닉' 혐의를 적용해 다시 수사하라고 한 겁니다. 또 압수물 분실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정조치도 요구했습니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하지 않은 것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 수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 인권 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사실의 신고가 있거나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경우엔 사법경찰관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강릉서는 올해 4월 압수수색·구속영장 신청 등 보완수사와 재수사 끝에 A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와 공용물건 은닉 혐의로 구속송치했습니다. A씨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SD카드를 바꿔치기 하고, 기존 SD카드를 부숴버렸다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불법 촬영물이 담겨 있을 걸로 추정되는 분실한 SD카드는 A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후에도 찾지 못했습니다. 
 
강릉서는 강릉지청의 시정조치 요구에 따라 현장 압수 단계부터 송치가 이뤄지기까지 압수물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게, 압수물 관리 강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은 검사의 요구에 따라 충실히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진행해, 피의자가 불법 촬영한 핵심 증거를 은닉한 사실을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며 "검사와 경찰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피의자를 구속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릉서 측은 "본 건은 보완수사, 재수사, 시정조치 등 관련 절차에 따라 수사 및 조치 후 피의자를 구속송치했다"며 "그 외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돼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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