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김주하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줄줄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호실적을 거뒀지만, 오프라인 영업점과 인력 규모는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통적인 점포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발맞춘 구조 재편이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24일 미래에셋·한국투자·KB·NH·삼성·키움·메리츠·신한·하나·대신증권 등 주요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증권사의 국내 영업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29개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460개 대비 약 6.74% 감소한 수치입니다.
구체적으로
미래에셋증권(006800)이 70개에서 61개로 9곳(12.85%) 줄며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도 74개에서 65개로 9곳(12.61%) 줄었습니다.
NH투자증권(005940) 역시 59개에서 53개로 6곳(10.1%)이 줄었습니다. 영업점 수가 늘어난 곳은 없습니다.
삼성증권(016360)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29개, 8개로 전년과 동일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임직원 수도 소폭 줄었습니다. 10개 주요 증권사 임직원은 지난해 말 총 2만343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2만3655명 대비 약 1% 감소했습니다. 주요 증권사 중에는 메리츠증권이 128명의 임직원을 줄였습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임직원 수는 1468명으로 전년 1596명보다 8% 감소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2023년 3563명이던 임직원 수가 작년에는 3441명으로 122명(3.4%) 줄었습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34명과 28명씩 감소했습니다. 반면 온라인 기반의 사업을 하는
키움증권(039490)의 임직원 수는 2023년 911명에서 지난해 말 994명으로 9.1% 늘었습니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은 1조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거뒀으나 외형은 줄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1조548억원)과 미래에셋증권(1조1589억원), 한국투자증권(1조2836억원), 삼성증권(1조2057억원)은 모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는데요.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7.2% 증가했고, 2023년 영업적자를 냈던 하나증권도 작년에는 1420억원으로 흑자전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인력은 줄었지만, 1인당 평균 급여는 증가한 셈입니다. 성과 중심 운영 기조가 강화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지점 감축과 대형화 추세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내점고객보다는 디지털 비대면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그런 환경을 고려해 지점을 대형화해서 세무 담당자나 자산관리 담당자, 법인·단체 등을 모아 한 곳에서 패밀리 오피스로 운영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10명인 지점 세 곳을 통폐합하면 10명 지점 1곳이 아닌 30명인 1개의 지점이 된다"며 "은행과 달리 비대면 거래가 훨씬 많아 교통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거점화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유미·김주하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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