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26일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경영권 분쟁 종식을 선언하고 전문경영인과 대주주가 조화를 이룬 경영 체제를 완성했습니다.
이날 오전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한미약품 주총에서는 안건으로 올라온 정관 일부 변경 안건과 최인영(한미약품 R&D센터장) 사내이사,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기타비상무이사, 이영구(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사외이사 등을 선임하는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했습니다.
김재교 이사는 이달 초 한미사이언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습니다. 그는 한미사이언스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경영기획, 글로벌전략, 인수합병, 기술수출 등 주요 업무를 30년간 총괄했죠. 2021년 메리츠증권에 합류한 후에는 바이오벤처 발굴과 육성에 집중하며 IND 본부를 이끌었습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가지고 해외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경영 전략에 적임자로 판단해 이사로 추천했고, 이사들의 보수는 작년과 동일한 수준인 50억원 수준으로 한도를 정해 이사회에서 적절하게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외처방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제품 20여종을 배출했고 7년 연속 원외처방 실적 1위란 대기록을 세웠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경영 성과는 결국 주가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직전 35만원대를 유지했던 한미약품 주가는 주총이 끝난 9시54분 기준 전일보다 1.23% 하락한 24만1000원에 거래됐습니다.
박 대표는 "비만 치료제 부문에서도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올해 완전히 달라진 한미약품을 보여드릴 것을 주주들에게 당부드리고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성과를 위한 연구를 통해 구체적 성과를 내며 높은 주주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송영숙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받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도 지주사 이사회에 재입성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새로운 경영진이 대거 선임됐습니다. 송 회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사내 이사직에서 사임했습니다.
안건으로 올라온 임주현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부회장, 김재교(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전 한미사이언스 상무) 등 4명의 사내이사 후보와 최현만(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김영훈(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 모두 원안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한미약품그룹은 전문경영인과 대주주가 조화를 이루는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여러 이슈들을 극복하고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한다"며 "성과 기반의 혁신을 통해 고객 및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습니다.
송 회장은 인사글을 통해 "한미약품그룹에 더 이상의 분쟁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송 회장은 "어려웠던 지난 시간들은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힘겨운 발돋움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룹의 경영 이념인 인간 존중과 가치 창조를 가슴에 새기고,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주창한 한미인의 정신 창조와 혁신, 도전을 향해 다시 뛰겠다"고 전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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