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클라우드 주권 위기)③문호 닫을 수 없다…'공존'이 해법
글로벌 기업 CSAP 인증 "보안 요건만 갖추면 가능"
기술 경쟁력 확보·글로벌 기업과 협력해야 발전 가능성
2025-04-24 06:00:00 2025-04-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7: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국산 CSP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민간 시장은 이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재편된 상황이다. 공공 시장에서도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CSP들이 삼파전을 이어가고 있었으나 최근 AWS가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제도(CSAP)를 획득하면서 공공기관 시장 진출 길도 열렸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사업 현황을 짚고 이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글로벌 CSP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된 시점에서 CSAP 인증을 비롯한 국내 시장 진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항해 국내 CSP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 견줄 만한 기술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의 클라우드 시장 장악력이 다소 절대적인 상황에서 문호를 걸어 잠그는 것보다는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세계화 흐름에 부합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T클라우드 가산 IC 조감도 (사진=KT클라우드)
 
글로벌 CSAP 인증 못 막는 이유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클라우드서비스보안인증제도(CSAP) ‘하’ 등급을 받은 가운데 글로벌 CSP의 정당한 인증 취득을 통한 공공 기관 진출은 막을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CSAP가 상·중·하 등급으로 개편되기 전 CSAP 인증을 받은 KT클라우드를 비롯한 국내 클라우드 기업은 모두 ‘중’ 등급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 등급의 경우 국가 기밀 정보를 다루는 만큼 인터넷 연결까지 별도로 차단된 환경에서 작동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 민간 기업 중에서도 ‘상’ 등급에 해당하는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다만, CSAP 인증을 받으려면 등급에 상관없이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어야 한다. 중 등급의 경우 공공 부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클라우드와 민간 부문 서비스 영역이 물리적으로도 차이가 나야 한다. 실제로 오라클은 공공 시장에 진입하고자 CSAP ‘중’ 등급 인증을 받기 위해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정부 측은 CSAP는 보안 인증일 뿐 이것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과학기술정통부 보안·인증 담당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CSAP 인증이 글로벌 시장을 열거나 차단하고 국내 시장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자꾸 접근이 되는 것 같아 다소 안타깝다”라며 “(CSAP는) 말 그대로 보안 인증이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자라도 보안성을 갖춘 기업들은 요구 사항을 충족하면 상위 등급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경쟁력 갖추려면 기술 고도화·비용 효율화 필요
 
무엇보다 국내 CSP는 아직 글로벌 CSP에 비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CSP들이 경쟁력이 높은 이유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어디에서나 호환 가능한 편리한 모듈과 가격 경쟁력이다. 이런 면에서 KT클라우드는 모회사 KT와도 CSP보다는 MSP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KT는 최근 사내 시스템 전반을 KT클라우드를 기반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 인프라로 교체했다. 영업 전산과 고객 회선 관리시스템, 과급시스템, 사내 업무시스템 등 각종 시스템 전반을 모두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로 설정했다.
 
이에 대해 KT클라우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KT 그룹 내부에 한해서 MSP 역할을 했는데 그 역할은 그대로인데 관리했던 툴 자체가 애저 기반으로 바꾸게 되면서 비용적이나 매출은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해외 CSP들의 클라우드가 가진 범용성과 연결성 그리고 보안성, 확장성 등이 훨씬 더 뛰어나다”라며 “해외 CSP를 이용하면 사업은 편하지만, 그렇게 해선 해외 CSP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CSP들이 조금 더 시장을 많이 개척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그런 걸 도와줄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정부에서도 민간 클라우드가 조금 더 공공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카날리스)

 

보호주의는 '한계'…문호 닫기보단 '협력' 필요

 
아울러 글로벌 CSP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된 시점에서 국내 CSP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호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협력을 통해 글로벌 CSP의 영향력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해외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900억달러에 달한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클라우드 상위 3개 기업 중 아마존웹서비스(AWS)는 3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MS 애저는 21%, 구글 클라우드플랫폼(GCP)는 12%를 차지했다. 
 
이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문호를 닫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국내 CSP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외국과 협력한 공동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글로벌하게 진출하기 위해 지금 와서 시장에 갈라파고스처럼 진출하기엔 어렵다. 옛날에 자동차 산업이 발전했을 때 일본 자동차 회사, 미국 자동차 회사와 기술 협력을 해 공동 개발하듯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다만, 정부에서도 세제 지원과 인프라 지원, 전력망 지원 등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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