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2금융 PF 탈출구)②PF 다시 뛰는 증권사…캐피탈·저축은행은 '관망'
대형 증권사 PF 취급 늘면서 지난해 익스포저도 증가
캐피탈사는 상위권·금융그룹 계열사 일부만 영업 재개
본PF 중심으로 다루며 기존 건 롤오버·재구조화 작업
2025-05-16 06:00:00 2025-05-1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7: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제2금융권이 부동산금융 돌파구 찾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부실채권 정리와 회수에 집중하면서 위험노출액(익스포저) 줄이기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신규 영업도 선별적으로 재개하는 양상이다. <IB토마토>는 부동산금융 정리 현황과 영업 재개, 사업구조 재편 방향성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제2금융권 가운데 증권사는 부동산 관련 대출 익스포저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사 중심으로 프로젝프파이낸싱(PF) 취급이 재개된 영향이다. 완전히 신규 취급이라기보다는 기존 건에서 추가적인 작업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캐피탈사도 일부 상위권사 등에서 PF 자산이 늘었다. 취급 재개 양상은 건전성 위험이 덜한 본PF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익스포저 증가한 증권업계…대형사 중심 취급 확대
 
13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증권사는 부동산 관련 대출 익스포저가 지난해 상반기 26조5000억원에서 연말 3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가 27조5000억원에서 24조1000억원으로, 저축은행이 16조6000억원에서 13조9000억원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PF 익스포저가 감소했다는 것은 부동산 관련 대출 취급을 줄이고, 보유하고 있는 영업자산 규모도 축소했다는 뜻이다. 영업자산 축소는 대출채권을 상·매각하거나 회수하는 방식으로 처리한 것이다.
 
 
증권사 익스포저가 증가한 것은 PF 취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존 PF 건에서 부실채권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신규 영업과 리파이낸싱을 확대한 것인데, 특히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PF 취급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형사 9개사 기준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상반기 18조3000억원에서 연말 22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중소형사 18개사는 같은 기간 8조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늘어 큰 변동은 없다. 
 
PF 유형 가운데 브릿지론은 제한하고 본PF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건전성 리스크가 적은 분야를 선택했다. 대형사는 브릿지론 익스포저가 5조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늘었고, 본PF는 13조3000억원에서 17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중소형사는 브릿지론이 2조8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본PF는 5조2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대형사는 본PF 부문에서 채무보증(우발채무로 신용공여와 유동성공여 형태)과 직접대출 모두 커졌다. 중소형사는 브릿지론에서 채무보증을 줄이는 반면 본PF에서 직접대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신규 취급이나 리파이낸싱이 활발했던 곳으로 대형사는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메리츠증권 등이 있으며, 중소형사로는 대신증권(003540), 교보증권(030610), 현대차증권(001500) 등이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증권사는 작년에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하는 것과 관련해 충당금을 상당히 많이 쌓았던 점이 유효했던 것 같다”라면서 “대형사가 여력이 있기 때문에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비분양형이나 본PF 위주로 다루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일부 캐피탈사 PF 자산 확대…저축은행은 재개 ‘요원’
 
증권사와 달리 여신전문금융사와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정리·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다. PF 영업 확대는 상위권 캐피탈사나 해당 분야를 중점적으로 전개하는 일부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업권 전반적으로 구조조정 부담이 큰 상황이라 PF 신규 취급 여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캐피탈사 가운데 PF 익스포저(영업자산 기준)가 증가한 곳은 하나캐피탈, KB캐피탈, 메리츠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정도로 파악되며 확대 규모도 크지 않다. 하나캐피탈과 KB캐피탈은 업계 상위권사로서 자산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고 건전성 리스크도 크지 않다. 메리츠캐피탈이나 한국투자캐피탈은 최대주주인 금융그룹 차원에서 관련 영업을 전개한다.
 
PF 취급 확대는 수도권 지역에서 재무 위험이 비교적 양호한 사업장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건설사 책임준공을 체결했거나, 담보인정비율(LTV)이 우수한 곳 등이다.
 
저축은행 업계서는 상위 10개사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 규모가 증가한 곳은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 정도다. 다만 두 곳도 금액이 소폭만 증가해 유의미한 변화는 아니다. 저축은행 업권은 제2금융권 중에서도 PF 익스포저 축소에 가장 공들이고 있는 만큼 신규 취급 확대까지도 기간이 가장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업권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시장에서 신규 PF는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장 롤오버(만기 연장)나 재구조화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라면서 “캐피탈사 가운데 수익 제고를 위해 PF 재개를 한 곳도 있지만 아직 일부에 불과하고, 업계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영업보단 부실채권 정리 국면”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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