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집사 게이트'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이 4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HS효성이 계열사 4곳을 통해 IMS모빌리티에 35억원을 투자한 배경이 무엇인지, 대가성 투자였는지를 밝히는 게 이번 소환조사의 핵심입니다. 특검은 HS효성이 청산할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후순위 조합원'으로 투자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집중 추궁할 걸로 전망됩니다. 후순위 조합원은 회사가 청산될 때 선순위 조합원보다 늦게 잔여재산을 받습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겁니다.
조 부회장은 4일 오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출석했습니다. 애초 특검은 지난 1일 조 부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같은 날 특검이 HS효성 본사, 조 부회장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소환도 사흘 뒤로 연기됐습니다.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기업들 중에서 특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건 HS효성이 처음입니다.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4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부회장은 이날 특검으로 출석하면서 'IMS모빌리티에 35억원을 투자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계열사 투자에 직접 개입한 게 맞는지', '투자 배경에 김건희씨가 있는지', '투자 시점이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 제기되던 때와 겹치는데, 대가성 바란 건 아닌지', '베트남 귀국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눈에 띠는 점은 HS효성의 계열사 4곳 모두 후순위 조합원으로 IMS모빌리티에 투자를 한 겁니다. 후순위 조합원은 선순위 조합원보다 많은 위험을 집니다. 2023년 6월 작성된 해당 사모펀드 조합 규약을 보면 조합은 청산 때 잔여재산을 조합원에 분배하는데, 후순위 조합원은 가장 늦게 잔여재산을 받습니다. 선순위 조합원과 사모펀드 운용사에 재산을 분배한 뒤에 남은 돈이 없다면, 투자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공교롭게도 HS효성이 투자한 액수는 선순위 조합원, 후순위 조합원을 통틀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은 선순위 조합원으로 참여했는데, △한국증권금융 5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 등을 넣었습니다. 후순위 조합원은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 15억원 △유니크 10억원 △경남스틸 10억원 등입니다.
이러다 보니 일각에선 HS효성이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사실상 다른 기업들에게 'IMS모빌리티 투자의 보증인'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HS효성이 후순위 조합원 자격으로 35억원이나 투자했다는 건 다른 투자자들에게 '안심하고 IMS모빌리티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일종의 신호를 줬다는 겁니다.
한편, 제기된 의혹에 대해 HS효성 측은 "당사가 다른 기업들의 '투자의 보증인'으로 나섰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당사는 수입차 판매와 연계된 이면 계약을 통해 실질적 사업 효과를 고려했으며,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를 계약에 명시하는 등 후순위 채권에 대한 반대급부를 마련했다"며 "IMS모빌리티의 렌트카 사업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탁송 플랫폼 사업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하는 등 순수한 사업 목적의 투자였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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