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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5일 16: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벤처펀드(이하 코벤펀드)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이 내년부터 30%로 5%포인트(P) 상향된다. 투자은행 업계에선 벤처 혁신 생태계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 개정안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코벤펀드 공모주 우선 배정 25→30% 상향
5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을 반영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1월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은 코벤펀드에 공모주의 30% 이상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의무배정이 늘어나면 코벤펀드 수익성이 좋아지고, 상장사의 자금 조달이 더 수월해져 시장 활성화 효과가 생긴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코벤펀드는 코스닥 혁신 기업 신주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다. 벤처기업투자신탁이라고도 불린다. 코벤펀드에 출자한 개인투자자는 일정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코벤펀드의 세제혜택 기한이 2028년 말까지 3년 연장되는 점을 감안해 우선 배정 적용 기간도 3년 늘렸다. 다만 고위험고수익 투자신탁 등은 현행 배정 비율을 유지키로 했다. 국내 비우량 회사채(BBB 이하)의 주요 수요 기반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이번 개정안이 코스닥 시장 활성화라는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의 후속조치를 합리적으로 보완해 코스닥·IPO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월 발표한 ‘기업공개(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도입된 ‘의무보유 확약 우선 배정’과 ‘불성실 수요예측 참여자 제재 강화’ 관련 제도적 보완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개정안 예고 기간은 이달 19일까지로, 오는 12월 자율규제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사진=금융투자협회)
"혁신 생태계 발전 위해 코스닥 활성화 필요"
코스닥 시장은 혁신·벤처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모험자본 시장 핵심 인프라다. 다만 현재 시장은 성장자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경제 규모가 성장했음에도 코스닥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개장 초기보다 오히려 감소했으며 시장은 여전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단기 투기성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로 인해
셀트리온(068270),
포스코퓨처엠(003670) 등 코스닥 시장에서 태동한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하며 코스닥 시장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퓨리오사AI, 무신사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들도 코스닥이 아닌 나스닥 등 해외 상장을 검토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코스닥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관투자자 중심의 장기 투자 시장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회장도 지난 2월 취임 이후 '코스닥활성화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을 마중물로 민간 자금을 매칭해 3년간 3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청사진도 그렸다. 이를 통해 혁신기업에 스케일업 자금을 공급하고 코스닥 시장의 장기 유동성을 확충해 시장 안정성과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한다는 구상이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혁신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코스닥 시장이 제 기능을 해야 벤처캐피탈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연기금·공제회 등에서 출자한 자금이 선순환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16곳이 혁신기업인 반면 우리나라는 5곳에 불과하다"라며 "코스닥 활성화를 통한 국내 벤처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관계단체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장기적으로 코스닥 3000포인트 청사진이 그려진 상황에서 올해 코스닥 1000포인트 달성이 1차 목표"라며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들도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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