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방산 ‘돌풍’, 내수·유통 ‘부진’…격동의 재계 서열
한화의 ‘약진’…4대그룹 LG 순위도 ‘위협’
덩치 키운 삼성·SK…‘관세’ 아쉬운 현대차
롯데·CJ, 업황 부진으로 순위 ‘뒷걸음질’
2026-05-06 16:23:54 2026-05-06 16:28:2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전 세계에 불어닥친 인공지능(AI) 열풍과 관세, 그리고 러·우, 중동 전쟁 등 연이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한국의 재계 지형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4대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오랜 기간 굳어진 상위권 순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AI·방산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은 약진을 하고 있는 반면, 내수·유통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의 부진이 도드라지며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특히 전 산업군에 걸쳐 AI 도입이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이를 활용한 미래 성장 여부가 향후 재계 서열을 뒤바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 도심 속 마천루의 모습. (사진=뉴시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그룹의 순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이른바 4대 그룹으로 불리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의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2019년 이후 줄곧 7위에 머물렀던 한화가 반등에 성공해 롯데(5)와 포스코(6)를 밀어냈습니다.
 
단숨에 2계단을 뛰어오른 한화는 4LG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LG1년 새 2140억원의 자산이 늘어난 데 반해, 한화는 같은 기간 238600억원의 자산을 불렸습니다. 이로 인해 두 기업 간 격차는 지난해 603200억원 수준에서 올해 약 366700억원으로 좁혀졌습니다.
 
한화의 폭발적인 성장세의 이유로는 러·우, 중동 전쟁 등 연이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대로 인한 방산 수요 증가가 꼽힙니다. 이에 따른 방산 부문의 대규모 수주는 한화의 자산가치 상승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출범한 한화오션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 조선업 호황 흐름에 적기에 올라탄 데다, 아워홈 등의 굵직한 인수합병(M&A) 효과도 더해졌다는 평가입니다.
 
한화는 이러한 상승 흐름 속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다시 확보하며 공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현재 한화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자산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는 KAI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재계 순위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AI 열풍과 관세도 재계 순위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 삼성과 SK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키우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관세 영향에 다소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부동의 재계 순위 1위 삼성의 자산 규모는 1년 새 1066700억원가량 늘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익 흐름이 크게 늘어난 영향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순현금은 119조원에 달하는데, 전년 동기 대비 25조원 늘어났습니다. SK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그룹 내 반도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순현금은 35조원으로 순차입 상태였던 전년 동기 대비 재무건전성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이러한 주력 계열사의 늘어난 이익 흐름은 그룹 전체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현대차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자산 총액이 14조원 이상 늘며 선방 했지만, 관세로 인한 손해가 아쉬운 형국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에만 관세로 16150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지출한 관세 비용만 해도 72000억원에 달합니다.
 
이에 반해, 내수와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의 부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화에 5위 자리를 내어준 롯데의 경우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자산 총액이 뒷걸음질 쳤습니다. 롯데는 유통과 석유화학이 그룹 자산과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핵심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하며 재무 여력도 크게 악화했습니다.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익 24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약 30%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유통과 물류를 핵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CJ도 올해 자산 총액 증가 규모가 3600억원에 그친 사실상 제자리걸음으로 재계 순위가 14위에서 1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도입에 따른 수익 구조 변화 등에 따라 재계 순위가 더욱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그동안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업황에 따라 재계 순위가 변동해 왔는데, 앞으로는 AI 도입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력 산업에 AI를 어떻게 접목시켜서 이익을 더 많이 내느냐 하는 부분이 재계 순위를 가를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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