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풍, 반도체 엄습…4월 기업심리 ‘악화’
전문가 “반도체에도 관세 부과할 듯”
5개월만 반등한 기업심리, 다시 하락
2025-03-27 17:20:39 2025-03-27 17:26:4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자동차와 함께 한국의 또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관세 폭탄이 현실화한 가운데 상호관세 등 불확실한 전망으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전망도 다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직접 브리핑을 열어 “가장 큰 반도체 회사는 지금은 대만에서 반도체를 만들고 있지만 여기(미국)에 공장을 짓어 반도체 시장의 거의 40%를 미국에게 주게 될 것”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에 반도체,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그의 예고대로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3위인 까닭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규모는 106억8000만달러(약 15조원)에 달합니다. 같은기간 자동차는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로 1위를, 일반기계는 151억달러(약 22조원)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발표 전후로 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호관세 발표 때 반도체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반도체 관세 부과를 언급한 만큼 부과 철회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이 연구원은 “현재로선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반도체에 국한되지 않고 인공지능(AI), 로봇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지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최선의 대응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발 관세 폭풍이 가시화되고 수출 전선 전반에 우려가 드리우면서, 다음달 기업심리지수(CBSI)가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앞선 26일에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CBSI 전망치는 전월대비 2.4포인트 하락한 85.6으로 조사됐습니다. 제조업 CBSI 전망치는 전월대비 1.2포인트 하락한 89.9로,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3.4포인트 내린 82.4로 조사됐습니다.
 
CBSI는 기업의 경제 전반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 산출한 지수로,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입니다. 장기(2003~2024년) 평균인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반대로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은 4월 미국의 상호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정해진 바가 없어 불확실성이 커 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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