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의원 등 4~6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내달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시 재탄핵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 임명에 대한 최후통첩을 날리며 한 대행을 압박하는 동시에 헌법재판소를 향해 신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덕수 총리에게 엄중 경고한다"며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멈추고 마은혁 재판관을 4월 1일까지 임명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국민 신임을 배신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기간이 흘렀다"며 "한덕수 총리가 4월 1일까지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은 한 대행 재탄핵을 비롯해 한 대행 복귀 전 발의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추진, 더 나아가 다른 국무위원 줄탄핵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마 후보자 미임명이 줄탄핵 이유입니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을 을사오적에 비유하며 헌재를 향해 빠른 탄핵심판 선고일 지정과 윤석열씨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1905년에 나라를 팔아먹었던 을사오적이 있었다"면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결정에 나라의 운명이 좌우된다. 윤석열 파면이 아니라 나라를 파멸로 이끌 결정을 내린다면, 신(新)을사오적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4·5·6선 의원들도 이날 오전 헌재 정문 앞에서 신속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윤석열 탄핵심판을 최우선 심리하겠다던 헌재가 국가의 불확실성을 계속 키우고 국민께 큰 불안과 고통을 안기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며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는 사명감과 역사에 내란세력과 함께 치욕의 이름으로 남지 않도록 당장 윤석열 파면의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외쳤습니다.
박성훈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줄탄핵' 언급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또한 이날 페이스북에 "헌재가 이 사건 심리 초기에 언명했던 것처럼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판단이 긴요하다"며 "변론종결로부터 최종결론 선고가 많이 늦어지는 데는 그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사정을 알지 못하는 국민들로서는 불안감과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헌재의 신속한 최종결론을 요청했습니다.
민주당이 한 대행을 비롯한 국무위원에 대한 '줄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마비시키고 헌법 기관을 위협하며 자신들의 뜻에 반하는 모든 세력을 탄핵으로 제거하려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적 폭거이자 사실상의 내란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또 "한덕수 권한대행은 국무회의가 마비되고 행정부 기능이 정지되기 전에 '내란 정당' 민주당의 정당 해산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어 "헌재도 더 이상의 시간 끌기를 중단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결론을 조속히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헌법재판관들은 탄핵 인용 의견이 6명에 이르지 못하면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음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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