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최근 재건축, 재개발 시장에서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수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황이 악화하고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단일 브랜드보다 가치가 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주요 지역 정비사업 조합들은 시공사 선정 조건에서 여전히 컨소시엄 불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공사비는 약 8700억원으로 지분율은 DL이앤씨 60%, 현대건설 40%입니다.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은 성북구 장위동 238-83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2270가구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지난 3월에는 롯데건설·GS건설 컨소시엄이 7094억원 규모의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상계5구역 재개발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109-43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37층, 21개동, 20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입니다.
같은 달 현대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수원 구운1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는데요. 이 사업은 수원 권선구 구운동 462번지 일대에 39층 아파트 199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것입니다, 공사비는 약 6650억원 규모로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각각 53%, 47% 지분을 갖죠.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도 현대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따냈는데요. 현대건설의 마수걸이 수주기도 했죠. 지분율은 현대건설이 53%, 롯데건설이 47%로 총 공사비는 1조4447억원입니다.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2220 일원에 20만8936㎡를 재개발해 지하 4층~지상 45층, 14개 동, 총 2803가구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분양을 앞둔 고척 제4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는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손잡고 서울에 첫 선을 보이는 합작 단지입니다. 고척동 일대에서 약 18년 만에 공급되는 1군 브랜드 대단지죠. 서울 구로구 고척동 148-1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5층, 10개동, 전용면적 39~114㎡, 총 983세대로 조성됩니다. 본격 분양에 나선 '고양 더샵포레나' 역시 원당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단지로 포스코이앤씨와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사로 참여했습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7개동, 총 2601가구 규모로 구성됩니다.
건설사 입찰에서 컨소시엄은 2개 이상 건설사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대규모 프로젝트의 재정과 기술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문제 발생 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할 수 있고, 협의 과정에서 중요 결정이 지연되면서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조합들은 단독 시공을 선호하는데요.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지역 정비사업 조합들은 컨소시엄 불허를 시공사 선정 시 조건으로 달고 있기도 합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 7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고문에 컨소시엄은 불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도 컨소시엄 없이 단독 입찰만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2월 서초구의 신반포 4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컨소시엄 시공이 불가하다고 표기했습니다.
다만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공사비도 크게 오르면서 시공사 구하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컨소시엄 입찰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입찰 요건을 완화하며 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요.
서울시 중구 신당10구역은 세 차례 입찰에 나섰지만 시공사를 찾지 못해 컨소시엄을 불허하던 기존 입장을 선회해 컨소시엄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췄습니다. 다만 공동 이행방식으로 주관사가 시공 및 하자보수를 이행하고 브랜드는 발주자가 결정하는 것으로 조건을 달았죠. 최근 입찰에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만 응찰해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공사비 4조원 넘는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 사업도 대형 사업인 만큼 컨소시엄을 허용했는데요. 지난 12일 마감된 시공권 입찰에는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만 단독 참여해 유찰됐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선별 수주 기조가 강해지면서 시공사를 찾기 어려워진 조합에서 컨소시엄 형태 입찰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시장이 좋지 않고 건설사 역시 경쟁 입찰의 리스크가 큰 만큼 당분간 컨소시엄 구성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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