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또다시 '친윤' 송언석…계파갈등 '노답'
'구주류'로 물러나던 친윤계, 당권 재탈환
'쌍권' 지도부 사실상 계승…당 쇄신 '글쎄'
2025-06-16 18:01:18 2025-06-16 18:01:18
[뉴스토마토 이진하·이효진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송언석 의원이 16일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TK(대구·경북)에서 3선을 한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입니다. 전임자인 권성동 의원에 이어 또다시 친윤계가 당을 장악한 셈입니다. 그동안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뉘어 내홍을 겪었던 만큼 당 쇄신을 위해선 갈등 수습이 최우선 과제인데요. 당 안팎에선 친윤계 의원이 원내사령탑이 되자 '도로 친윤당이 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당 혁신은커녕 차기 당권을 놓고 계파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전망입니다. 
 
3선 송언석 의원이 16일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권성동 의원, 송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모습.(사진=연합뉴스)
 
 
'30표'에 그친 친한계 김성원 
 
1차에서 60표를 얻은 송 원내대표는 이날 대선 패배 후 당 내홍을 수습하고 거대 여당에 맞설 제1야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이 'TK'와 'PK(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둔 점을 감안하면, 송 원내대표가 영남에서 몰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성원 의원과 계파색이 옅은 이헌승 의원 각각 30표와 16표를 받았는데요. 그동안 각 후보들은 계파 분류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역시나 계파 투표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송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우리는 정권을 잃은 야당이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소수당"이라며 "소수당 야당 원내대표로 역할과 기능에 일정 부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한계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고 과거로 퇴행적 행위를 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송 원내대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힌 5대 개혁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밝힌 개혁안을 당원 대상으로 여론조사 하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당 원로 상임고문들과 대화하고 좀 더 고민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씨의 탄핵을 반대했던 것에 대해서는 "당시 당의 전체 의견을 모아 탄핵보단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당론으로 채택했던 '탄핵 반대' 입장을 철회하는 것은 어떤 도움이 되겠나 싶은 마음에서 주장했던 바"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반성할 용의가 있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개혁' 외쳤지만…'도로 친윤·영남당' 우려
 
다만 국민의힘이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TK 출신의 송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정책조정본부장을 지냈고,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이력으로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됩니다. 
 
윤석열씨가 12·3 사태와 탄핵으로 퇴진하면서 친윤계는 당내 '구주류'로 밀려났습니다. 여기에 PK 출신 이 의원까지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들며 영남권 표심이 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다시 결집하며 결국 송 원내대표가 당선됐고, 친윤계와 영남권이 다시 당 주도권을 쥐게 됐습니다.
 
다만 송 원내대표는 계파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김성원 의원이나 저나 특정 계파나 색깔로 움직이는 인물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당선사에서도 통합을 강조했지만, 실제 당 운영을 탕평 기조 아래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수용 여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인데요. 김 위원장은 이날 "새 원내대표가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 준다면 결과와 무관하게 사퇴하겠다"며 강수를 뒀습니다. 그러나 해당 개혁안을 두고 친윤계와 비대위 간 충돌이 이어졌던 만큼, 송 원내대표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작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수 바뀐 국힘, 각종 현안 두고 첫 시험대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외적으로도 산적한 과제가 있는데요.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이재명정부의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부터 법제사법위원장 교체, 쟁점 법안 처리 등 각종 현안을 두고 본격적인 샅바 싸움이 예상됩니다. 먼저 정권 초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장관들이 대거 교체될 예정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로 여야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재명정부 출범 첫 1년의 성과가 정부 성공에 많은 영향을 차지하기에 청문회 정국에서 후보자의 허물을 들추며 낙마까지 이끌어 내도록 거센 공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첫 인사청문회에 오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소속 인사청문특위는 검증을 위해 통상적인 청문회 기간으로 이틀은 부족하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주요 입법 과제도 여야의 충돌이 예상되는데요. 현재 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대법관 정원 증원을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해당 개정안이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방탄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회 의석수에서 과반인 민주당을 저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새 지도부의 협상력을 통해 법안 처리를 최대한 늦추거나 수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에서는 정권 교체로 인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주장하며 법안 통과의 최종 관문으로 불리는 법사위원장을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새 신임 원내대표로 뽑힌 김병기 의원은 "법사위는 상임위원회 운영 규칙상 2년마다 교체한다는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는데요.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가 이를 바꿀 수 있는 협상력과 투쟁력이 있는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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