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나락?…중·일도 석화 구조조정 ‘안간힘’
한 370만t·중 1133만t·일 240만t 감축 전망
일시 반등 기대…업황 전반은 여전히 어려워
2025-09-05 14:25:13 2025-09-05 15:12:35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일본과 중국도 잇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수년 전부터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왔으며, 중국은 정부 주도로 노후 석유화학 설비를 통폐합하며 산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여수국가산업단지. (사진=전남도)
 
최근 한·중·일 동북아 3국은 잇따라 NCC 감축 계획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에는 △NCC 270만~370만톤(t) 감축 △고부가·친환경 제품 전환 △지역경제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등이 담겼습니다. 이에 따라 10개 기업은 구체적인 사업 재편 계획을 연말까지 제출할 예정입니다. 
 
중국도 석유화학 과잉 설비 해소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 정부는 석유화학 및 정유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내수 충족률이 95%를 넘어선 데다 자국 내수 부진과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소규모 설비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노후화된 설비를 개선하는 동시에 투자 방향을 첨단·고부가 소재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특히 20년 이상 된 노후 설비가 전체의 40%에 달하는 만큼, 이를 정리하는 방안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대책은 이달 중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본은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에 가장 먼저 나선 국가입니다. 일본 정부는 2014년부터 ‘산업경쟁력강화법’을 통해 재편을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에 힘입어 일본의 에틸렌 생산량은 2015년 743만t에서 2020년 682만t으로 감소했습니다. 현재도 정부 주도하에 감축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2028년까지 430만t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폐쇄될 NCC 규모를 중국 742만~1133만t, 한국 270만~370만t, 일본 240만t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위원가 개선 등 일시적인 업황 반등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구조조정은 장기적인 생산 감축이 아닌 노후 설비 정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설비 증설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공급과잉 우려는 여전합니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수요 침체가 겹치면서 업황 전반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으로 단기적인 수급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범용 제품 경쟁력 확보는 쉽지 않다”며 “스페셜티 제품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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