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업황 침체에…유통 M&A 부정적 기류
저성장 국면과 내수 침체…유통 M&A 난항
특히 홈플러스 익스플레스·티몬은 신뢰도 하락 치명타
답보 분위기 지속 전망…"인수 희망 대상, 해외로 넓힐 필요도"
2025-03-28 15:05:31 2025-03-28 16:54:16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유통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냉기류가 감돌고 있습니다. 저성장 국면과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통 업황 자체의 경쟁력이 예년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까닭입니다. 특히 현재 시장에 나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티몬 등 매물들이 근래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정적 이슈의 중심에 자리 잡은 점도 M&A의 난항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 절차에 돌입했지만 현재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약 7조2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PEF는 기업 인수 후 5~10년 정도가 되면 경영권을 매각하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특히 근거리 쇼핑 트렌드가 전반적으로 확산하면서 SSM 업황이 조금씩 회복하자,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통으로 매각하기보다는 슈퍼 사업을 분리해 매각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MBK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일단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가격을 약 1조원 안팎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오프라인 유통 산업 전망에 먹구름이 깔리면서 그동안 제안을 받은 기업들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이달 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위기론에 휩싸인 점도 SSM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계열사 전반에 대한 재무 불안이 가중되면서 인수에 나서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리스크가 커진 탓입니다. 설령 매각에 성공한다 해도 기업가치가 하락해 MBK가 원하는 1조원은 결코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신선식품 전문 업체인 오아시스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티몬은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해달라고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바 있는데요.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정해 넣고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돼 오아시스는 물론 나머지 인수 의향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오아시스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 확장과 시장에서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이 같은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추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티몬은 지난해 7월 대규모 미정산 피해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영업 공백이 길어지면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티몬의 누적 적자만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인수 시 재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강제 매각 수순에 놓인 11번가도 좀처럼 주인을 찾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11번가는 재무적 투자자(FI) 주도로 매각이 1년째 타진되고 있지만 계속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11번가의 매각 희망가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이는 지난 2018년 당시 3조원 수준에 달했던 기업 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쿠팡, 네이버 등 선두권 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점이 악재로 꼽힙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 위축과 유통 업황의 경화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인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사실 과거 같으면 팔릴만한 매물들도 있다. 인수 희망 대상을 해외로 넓히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북가좌점 앞에 모델이 서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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