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금감원 압박에도 '요지부동' MBK…'청문회' 다시 수면 위로
야당 중심 MBK 사재 출연 계획 촉구 기자회견 검토
의원실에 보낸 자료 '무성의'…"'나 몰라라' 무책임한 태도"
2025-03-27 15:45:34 2025-03-27 15:45:34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계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께 야당이 MBK파트너스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보입니다. MBK가 응하지 않을 경우 청문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은 없지만 현재 시점이 애매합니다. 윤석열 씨 탄핵 선고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홈플러스 사안으로 한목소리를 내기엔 부담스럽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2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김 회장 사재 출연 계획과 전자단기사채(ABSTB)의 상거래채권 취급 발표 이후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 등을 내놓지 않고 있는 홈플러스와 MBK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실 관계자는 "긴급 현안 질의에서 지적한 바 있는 김 회장의 불분명했던 사재 출연 규모와 시기, 방법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는 국회와 채권 투자자들의 비판이 거세질 때마다 사재 출연과 전단채 변제 계획 등을 밝혔습니다. 지난 16일 MBK파트너스는 김 회장이 소상공인 거래처에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21일에는 4618억원 규모의 매입채무 유동화증권 잔액을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해 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MBK를 믿을 수 없다"며 "4000억원 규모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 원금을 전액 변제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 비판이 나오자 당장 마주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핑크빛 약속을 날린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도 홈플러스와 MBK로부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나오지 않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청문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무위 소속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실 관계자는 "21일 전단채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겠다는 발표 이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비롯한 사재 출연 계획을 내놓지 않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만약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책임을 따져 묻기 위해 청문회로 가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 이후 회사의 대응이 무성의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홈플러스에 요청했던 자료를 건네받은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사회 회의록은 의장이 회생 신청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해 가결되었다는 내용이 적힌 한 장의 서류에 불과했다"며 "회사의 회생신청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홈플러스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서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재 출연을 한다고 하는데 그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들어가서 어떻게 퍼져야 하는 것인지 세부적인 설계가 하나도 나오지 않아 모두 답답해하고 있는데, MBK는 침묵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피해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입구에서 김병주 MBK 회장, 김광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의 사진을 짓밟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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