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유럽연합(EU) 감시기구는 23일 디지털 경쟁 규정 시행 강화에 따라 애플과 메타에 각각 5억 유로(약 8123억원)와 2억 유로(약 3249억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집행위)는 애플이 자사의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사용자들에게 더 싼 옵션을 선택하는 것을 막았다는 이유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보거나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돈을 지불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빅테크를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에 근거한 것입니다. 집행위는 지난해 3월부터 애플·메타 등 7개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퍼 키퍼'로 지정하고 특별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위반 시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물릴 수 있습니다.
집행위는 두 기업의 DMA 위반 여부를 약 1년여간 조사해왔습니다. 해당 결정은 당초 3월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EU 규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서양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연기됐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를 의식한 듯 집행위는 애플과 메타의 과징금을 각각 연매출의 약 0.1~0.2% 수준으로 부과했습니다. 집행위는 두 기업에게 위반 사항을 60일 이내 시정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불이행 시 별도의 이행 강제금이 부과됩니다.
이에 두 기업은 반발했습니다. 애플은 "DMA를 준수하기 위해 수십만 시간의 엔지니어링 시간을 소비하고 수십 번의 변경을 했다"며 "집행위가 애플을 불공정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엘 카플란 메타 글로벌업무 최고책임자(CGO) 도 "집행위가 중국과 유럽 기업들이 서로 다른 기준에 따라 운영되도록 허용하면서도 미국 기업들을 방해하려고 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국내도 글로벌 기업의 망 사용료를 비롯해 독과점, 끼워팔기 혐의가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이번 EU 집행위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유럽연합(EU) 감시기구는 23일 디지털 경쟁 규정 시행 강화에 따라 애플과 메타에 각각 5억 유로와 2억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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