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사람 간 감염 여부 미스터리…대중 위험 가능성 낮다
감염학자들, 역학조사부터 확정 결론 경계해야
2026-05-06 14:44:49 2026-05-06 14:44:49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한타바이러스(Hantavirus)의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검증 실험이 필요하며 확정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습니다. 
 
발단은 아르헨티나에서 출항해 대서양을 횡단해 항해하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지난 2일(현지시각)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입니다. WHO에 따르면, 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총 147명이 탑승했고, 4일까지 확진 두 건, 감염 의심 사례는 5건이 발생했습니다. 전달 6일 첫 발열 및 설사 증세를 보인 고령 남성 환자가 11일 사망하고, 이어 밀접 접촉자인 여성이 4월 말 사망했습니다. 또 다른 성인 여성이 이달 2일 사망했으며, 다른 중증 남성 환자가 같은 날 한타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 감염학자들이 이 사건에 촉각을 세운 이유는 WHO가 대중 위험은 낮다면서도 사람 간 전파 가능성도 드물지만, 가능하다는 발표 때문입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쥐 등 동물의 배설물과 타액을 통해 감염됩니다. 배설물이 건조돼 미세한 입자가 되면 공기를 타고 사람의 호흡기에 닿을 수 있습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지난 1976년 이호왕 고려대 교수가 한탄강 인근 등줄쥐에서 처음 분리했습니다. 정재훈 고려대의대 교수에 따르면, 도시 쥐가 매개하는 서울바이러스에 의해 매년 300~400명 규모의 신증후군출혈열이 신고되고 있고, 사망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야외 활동이 많은 군인·농업인·등산객에서 늦가을과 늦봄에 자주 생기지만, 비특이적 발열로 시작되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 교수는 “이번 사건은 한타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조기 보존적 치료 역량 강화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타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 가능성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역학조사를 통한 정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안데스 바이러스(ANDV) 가능성 촉각…사람 간 전파 여부 확인 필요
 
전문가들은 사람 간 감염 여부에 대한 확정은 시기상조라며 입을 모읍니다. 벤자민 브레넌 글래스고 대학 박사는 “선박이 야생동물 노출 가능성이 있는 여러 섬을 방문해, 설치류로부터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인지 판단하려면 타임라인과 노출 상황에 대한 세심한 사례별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해 확정적인 결론이나 발표의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세사르 로페스 카마초 옥스퍼드대학 박사는 “WHO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안데스 바이러스’라면 해석은 더 복잡해진다”며 “과학적 우선순위는 사례 확진뿐만 아니라 신속한 계통 분석과 노출 이력의 세밀한 재구성”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줄리아 갈로 퍼브라이트 연구소 박사는 “환자 중 2명은 배에 타기 전 남미를 방문했는데, 이것이 감염 경로일 수 있다”며 “타 환자들의 여정, 즉 잠재적인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은 여전히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샬럿 해머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한타바이러스는 아르헨티나와 남미의 다른 지역에 존재하며 잠복기는 최대 8주로 환자들이 남미에 머무는 동안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마크 필더 런던 킹스턴 대학 교수는 “해당 선박과 승객들이 생태학적으로 다양하고 외딴 지역에 여러 차례 정박했다는 점이 주목되지만 여행 중 야생동물과 환자의 접촉 수준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람 간 감염은 드물며 주로 같은 가구 내 사람이나 친밀한 접촉이 있는 사람들 사이의 장기적이고 밀접한 접촉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클 헤드 사우샘프턴대학 박사도 “나머지 승객의 탑승 전 행적을 알지 못하고 한타바이러스의 안데스 변종인지 여부도 모른다”고 밝혀, 정밀한 역학조사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재훈 교수도 “사람 간 직접 전파라는 결론으로의 성급한 도출이 아니라, 동일 노출원·환경 매개·매개물 전파·의료기관 내 노출 등 여러 대안 가설을 병렬적으로 열어두고 검증해야 한다”며 “폐쇄 공간 역학에서 직접 전파와 공동 노출은 구별이 어려운 만큼, 분자계통분석과 환경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결론은 잠정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해당 선박은 스페인령 카나리 제도로 이동해 역학조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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