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체로 토지거래허가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거래량은 주말보다 크게 줄었지만 집값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일 서울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토허제가 확대 시행된 이날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행 전까지는 매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합쳐서 30평대는 매물이 단지당 3~4개 정도"라면서 "입주 가능한 물건 자체가 없으니 가격은 떨어질 것 같지 않고, 집주인들도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눈치는 아니다"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까지는 1억~2억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됐는데 지금은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은 가격"이라면서 "집주인들은 매수자가 나오면 가격 조정 의사는 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물건이 많이 없어서 당분간 (거래는) 잠잠할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홍연 기자)
재지정 대상에서 벗어난 마포구, 성동구 등에서는 토허제 확대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허제 발표 후 16억~17억선에 형성돼 있던 20평대 매물은 가격이 17억원대로 오르고 최근 며칠 사이에 17억에 4~5개가 거래됐다"면서 "500만~1000만원 정도면 많이 깎는 것이고, 가격 협상이 잘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허제 발표 이후 조금씩 오른 금액에 거래가 이뤄졌고 지금은 30평대가 대부분 21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면서 "토허제 지정으로 반사이익을 볼 거란 예상과는 다르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고 있고, 가격 역시 떨어지지 않으면서 당분간 횡보에 가까운 흐름을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정부가 상황에 따른 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으나 6개월 이후에도 토허제가 풀리기 어려운 분위기인 만큼 법원 경매나 신규 분양 시장 열기는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늘 강남 3구와 용산에서 진행한 건은 없었지만 강동·광진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가 넘어가고 있다"면서 "토허제 시행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돼 주요 지역의 낙찰가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낙찰자가 매각 대금을 전부 납부한 뒤 전세를 놓을 수 있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만 진입이 가능해 입찰자들이 몰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면적은 서울시 전체의 27% 수준인데요. 정부와 서울시는 9월까지 토허제를 적용한 뒤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을 적극 검토할 방침입니다. 마포·성동·강동 등 주변 지역으로 수요가 전이돼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투기 수요 유입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지속적인 거래 동향 모니터링을 병행합니다.
앞서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효력 발생을 앞두고 대상 지역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습니다. 거래 가격 담합, 가격 띄우기 목적의 허위 거래 계약 신고 허위 매물 표시·광고 등을 집중적으로 파악해 이 같은 행위를 적발할 경우 금융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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